문해력 뛰어난 아이는 이렇게 읽습니다 - 16년 차 국어 교사의 초등 독서교육 혁명
이윤정 지음 / 클랩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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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이기심은 선한 이타심이다.
나는 Solo 20기 영수

나는 Solo 20기에서 신생아 중환자실 의사인 영수가 현숙과 나눈 대화는 그의 직업적 소명의식을 잘 보여준다. 이 대화에서 언급된 성숙한 이기심은 오늘날 다양한 영역에서 회자되며, 러시아 태생 철학자 아인 랜드의 이기주의의 미덕(1964)에서 논의된 '합리적 이기심'의 개념과도 연결된다. 랜드의 주장은 성숙한 사회적 선의 기초로서 합리적 이기심을 강조하며, 이는 저자가 서문을 연 '가정독서동아리' 활동에도 잘 드러난다.



저자는 16년 차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초4, 초2 두 아들의 엄마다. 많은 학생이 국어를 제대로 익혀 세상과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국어 학습 블로그 '윤정쌤의 국어가 좋아요'를 10년 넘게 운영 중이다. 


저자도 처음에는 엄마표 수업을 하다 친자확인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집단의 힘을 빌려 성숙의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자진해서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3년째 모임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내 아이에게 책을 매개로 평생 소통할 보물 같은 친구들을 만들어 주는 것.
46-47p, 문해력 뛰어난 아이는 이렇게 읽습니다 (이윤정, 2024)


저자의 '가정독서동아리'의 핵심은 엄마표 독서활동이 아닌 또래 관계에서의 집단 지성이 핵심이다.  함께 할 때 더 꼼꼼히 생각하게 되고 친구의 생각을 마중물 삼아 사고를 확장해 나가며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떠올린 친구의 신선한 아이디어에 많은 자극을 얻게 된다. 서로 건강한 자극을 주고 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대 철학자들이 논의한 '집단적 지혜'로 귀결된다. 


가정독서동아리 활동의 리더는 활동지를 잘 만드는 사람이 아닌 한 발 앞서 등불을 밝혀 줄 수 있는 '엄마'다. 책을 읽었다는 사실보다 독서 과정을 통해 책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는 연습을 하고, 이해한 내용을 삶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아이의 수준과 속도를 면밀히 관찰하고 아이 중심의 커리큘럼을 적용할 수 있는 가정독서동아리가 그 역할을 해낸다.

아이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엄두가 나질 않아 도전하지 못하고 있어요.
12p, 문해력 뛰어난 아이는 이렇게 읽습니다 (이윤정, 2024)



학습은 늘어나고 독서시간은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와 올바른 독서가 진행되고 있는지 눈에 보이지 않는 불안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 독서논술학원을 찾는다. 청소년기 아이와 대화를 피하는 것이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며 따로 시간을 들여 생각을 나누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활용하고 부모와의 깊이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초등학교 6년 밖에 없다는 사실이 슬프기도 하지만 이 시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켜줄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가정독서동아리를 시작하는 법부터 단계별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지지와 배려가 넘치는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생각이 마음껏 뛰노는 경험을 아이들에게 선물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힌다.


혼자 읽을 떈 얻을 수 없는 '함께 읽기의 힘'을 발견하다.
60p, 문해력 뛰어난 아이는 이렇게 읽습니다 (이윤정, 2024)

'1장 문해력 뛰어난 아이는 가정에서 읽습니다.'에서는 저자가 가정독서동아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운영의 장점을 소개한다.


'2장 가정독서동아리, 이렇게 시작하면 됩니다.'에서는 활동을 시작하기로 한 주체에게 필요한 용기와 자료, 목표설정부터 운영 시 겪게 되는 대처방안까지 세부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3장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문해력 기초 공사 5단계'에서는 단계별로 필요한 활동과 모임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다양한 독후 전략, 분기별 특별 활동을 제시한다.


'4장 문해력 상승 환경을 만드는 가정독서동아리 운영 노하우'에서는 권장 도서 목록 및 학교 주간 학습 안내와 학사일정을 참고해 활동 도서를 고르고 수준별 독서활동지를 제작 및 기존에 있는 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더불어 아이들의 안정된 수업을 유지하기 위한 공간, 보조도구, 간식 등의 지침을 소개한다.


'5장 아이의 세계를 확장하는 가정동아리 심화 활동'에서는 활동을 피드백하는 부분과 학기별로 가정독서동아리 활동 책자 및 상장 수여, 방학동안 책과 더 친해지는 방법을 안내한다.


마지막으로 '부록 학교 행사와 연계한 월별 추천 도서 목록'에서는 말 그대로 학교 행사와 관련한 다양한 도서 목록을 제공함으로서 교육 과정의 연장 선상에서 깊이있는 독서활동을 이루어나갈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해준다.



더불어 활동 중 경험할 수 있는 궁금증과 고민을 'PLUS TIP'으로 세밀하게 다루어 안정적인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배려한다.

독서 교육의 우선순위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합니다.
94p, 문해력 뛰어난 아이는 이렇게 읽습니다 (이윤정, 2024)

그 시절 나의 실패의 원인이 꼼꼼하게 적혀 있는 저자의 책을 읽으며 활동을 하기 전 저자의 책을 만났더라면 아이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부족한 엄마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겠구나.' 싶은 미안함이 밀려왔다. 나는 선생님 자격도 없는 가르칠 구실을 찾는 준비되 않은 사람이었다. 만약, 아이를 좀 더 생각하고 이해했더라면 동생과 한 수업으로 묶을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았을 것이며 독서를 공부로 몰아치지 않았을 것이다. 독서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생기지 않는 게 이상했던 건데 이제야 아이를 이해할 마음이 생기다니 참 무지한 엄마였다.


그렇게 내면에 묵혀두었던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조우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일이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진심으로 사과하는 엄마를 아이는 바다같이 품어줬다. 


시작은 가정독서동아리 활동을 배우고자 함이었지만 한 달은 청소를 하지 않은 방에 갑자기 손님이 들이닥친 기분으로 끝까지 읽었다. 



가르치려는 의욕은 필연적으로 실패의 길로 들어선다. 최근 독서를 기쁨 자체로 향유하려하기 보다 입시와 연결지어 바라보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입으로는 책을 즐기는 평생 독자로 자라게 하고 싶다지만 내심 독서를 잘해야 공부를 잘하게 되니 독서논술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나는 대놓고 그런 야욕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독서를 공부하는 시간으로 기억하는 아이에게 '책과 소통하고 즐길 줄 아는 평생 독자'이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 아닐까. 진솔한 대화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관계가 형성되는 것처럼 흥미를 먼저 느끼고 책과의 소통을 통해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과정이 진행되어야 진정한 평생 독자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런 이유로 활동 팁이 궁금해서 빠르게 3장으로 넘어가는 분도 있겠지만 부디 한땀한땀 가슴에 새긴다는 마음으로 1장과 2장을 정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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