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냥 나야 알맹이 그림책 48
김규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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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주세요.

"엄마, 나는 점점 나쁜 아이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하루를 마무리하고 누웠는데 갑자기 아이가 이런 말을 하며 울먹였다. 어안이 벙벙하여 이유를 물으니 아이 왈

"나는 아기였을 땐 귀여움을 받았지만 일곱 살이 되고 선생님한테 장난친다고 혼나고 지금은 엄마한테 공부 안 한다고 혼나요."

말을 끝내자마자 울먹이던 모습은 이내 통곡으로 변했고 그 모습을 본 나는 마음이 아팠다.

초등학생이 되면서 오빠의 역할과 학업을 강조하며 빈번하게 혼을 내었던 것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었나 보다. 순간이 지나면 밝은 모습을 되찾았던 아이였기에 내면 깊은 곳에 상처가 있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이 무척 미안했다. 진심을 담아 사과하니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게 사과를 받아주던 아이.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어 #허니에듀 에 서평을 신청했다.



#바람의아이들 출판사의 #알맹이그림책 시리즈는 지적, 정서적으로 다채로운 자극이 될 만한 아기자기한 재미의 그림책으로 구성되어있다.



오늘 하루의 즐거움이 아이에게는 인생의 전부다. 이런 아이에게 성공한 어른이 되기 위한 노력을 강요하는 것이 사랑이 아님을 이 글귀를 보며 깨달았다. "너 이렇게 공부해서 어떻게 할래? 나중에 뭐가 될래?" 아이의 마음에는 닿지도 않을, 별과 지구의 거리만큼 막연한 말. 나는 매일 이 말을 하며 아이와의 거리를 늘려갔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건강하게만 자라길 바라왔건만 어느 때부터인가 무언가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잣대에 맞춰 키웠다. 작은 꽃은 큰 나무가 되기 위해 있는 게 아닌데.. 아이의 아이다움을 자꾸만 누르려고 하는 내가 미워졌다.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며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기로 약속했다.



이 책은 어른에게도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어릴 때 무엇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자라왔지만 무엇이 된 지금도 여전히 무엇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어른이 되면 더더욱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상처도 많이 입는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란 것을.



아이를 위해 신청한 책이지만 매일 아침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마음을 다진다. 이 책을 읽고 아이를 대하니 한결 부드럽고 담백하게 아이를 대할 수 있었다. 쉽지만 어려운 생각.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것. 그것의 시작을 이 책과 함께 하게 되어 매우 감사하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게 해 준 허니에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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