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룩주룩 미래그림책 146
다시마 세이조 지음, 김수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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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상상의 세계 속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나는 시골에서 자랐다. 산과 들을 종횡무진하며 아이들과 가재와 메뚜기를 잡기도 했고 어둑해질 때까지 윗동네, 아랫동네를 돌아다니며 놀잇거리를 찾아 다녔다. 비가 오면 개굴개굴 소란스런 개구리 울음 가운데 '맹, 맹'하고 짝을 찾는 맹꽁이의 노랫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시골에서의 삶은 풍요로운 감성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값진 시간이었다. 그래서 아이가 생긴다면 적어도 유년기만큼은 시골에서 자라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못내 아쉬울 때가 많다. 아이에게 자연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날 특히, 한여름 비가 엄청 쏟아질 때 유리창에 대롱대롱 매달린 빗방울을 감상하며 이 책을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표지의 그림체가 아이가 그린 것처럼 투박하고 정겹다. 제목의 글씨체도 꼭 아이가 쓴 것 같이 귀엽다. 다시마 세이조 작가님이 한글판을 내시면서 본인이 직접 글씨를 쓴 것이라고 하는데 작가님의 동심이 느껴지는 글씨체라 퍽 마음에 든다.

 

 

 

 이야기는 어느 비오는 날 엄마의 외출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인 금비와 은비는 외출한 엄마와 집을 비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빈집을 지킨다. 엄마는 버스를 타러 가고 금비와 은비는 창밖으로 그런 엄마의 모습을 지켜본다.

 

이야기는 어느 비오는 날 엄마의 외출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인 금비와 은비는 외출한 엄마와 집을 비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빈집을 지킨다. 엄마는 버스를 타러 가고 금비와 은비는 창밖으로 그런 엄마의 모습을 지켜본다.

 

 

 

 

 이야기는 어느 비오는 날 엄마의 외출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인 금비와 은비는 외출한 엄마와 집을 비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빈집을 지킨다. 엄마는 버스를 타러 가고 금비와 은비는 창밖으로 그런 엄마의 모습을 지켜본다.

대단한 엄마다. 만약 실제로 저런 엄마가 있다면 주변에 뭇매를 맞았을 거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나도 집 앞 슈퍼마켓이나 급하게 마트에 다녀올 때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사다 주겠다고 말하고 부리나케 20분 내외로 다녀온다. 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엄마가 이런 비슷한 행동을 했을 때 너희 기분은 어땠냐고 물으니 무서웠단다. 분명 나갔다 들어왔을 때는 잘 놀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하하. 금비와 은비도 그랬을까?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 엄마의 뒷모습을 끊임없이 뒤쫓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불안이 느껴지기도 한다.

 

 울타리 너머에서 초록 우산이 보인다. 엄마가 다시 돌아온걸까? 하지만 그것은 머위 잎을 쓴 개구리였다. 갑자기 창문에 수많은 올챙이와 달팽이가 몰려온다. 아이들은 조금 놀랐지만 귀여우니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울타리 너머에서 초록 우산이 보인다. 엄마가 다시 돌아온걸까? 하지만 그것은 머위 잎을 쓴 개구리였다. 갑자기 창문에 수많은 올챙이와 달팽이가 몰려온다. 아이들은 조금 놀랐지만 귀여우니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작가는 주룩주룩 내리는 비가 창문에 흘러 내리는 모습을 올챙이와 달팽이라고 표현한 듯 하다. 실제로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창문에 별 관심이 없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다음에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이면 잊지 않고 물어봐야겠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다 못해 어느 새 물이 가득 차오르고 언젠가 강물에 풀어 준 메기가 엄청 커져서 찾아왔다. 밖에 놀러 가자는 물고기에게 엄마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딱 잘라 거절하지만 약속이 잘 지켜지면 그게 아이겠는가. 결국 "아유아유!" 어쩔 수 없었다는 듯 집 밖을 나가버린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다 못해 어느 새 물이 가득 차오르고 언젠가 강물에 풀어 준 메기가 엄청 커져서 찾아왔다. 밖에 놀러 가자는 물고기에게 엄마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딱 잘라 거절하지만 약속이 잘 지켜지면 그게 아이겠는가. 결국 "아유아유!" 어쩔 수 없었다는 듯 집 밖을 나가버린다.

비오는 풍경을 상상하는 생각 뿐만 아니라 아이의 집을 뛰쳐나가 비를 즐기고 싶어하는 심리상태도 유쾌하게 표현해내는 걸 보며 참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는 곤충들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불어나게 되고 금비와 은비는 친구들을 위해 나뭇잎 배를 3785개나 만들게 된다.

비는 곤충들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불어나게 되고 금비와 은비는 친구들을 위해 나뭇잎 배를 3785개나 만들게 된다.

왜 하필 3785개 일까? 숫자에도 의미가 있는건지 궁금하다.

 금비와 은비가 만든 나뭇잎 배를 타고 신나게 물 위에서 놀고 있는데 엄마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고 비는 그치게 된다. 다들 헤엄쳐 가버리자 금비와 은비는 못내 속상한 표정으로 서둘러 엄마에게로 돌아간다. 그리고 엄마에게 자신들의 상상의 세계에서 있었던 일을 마치 실제로 그러했던 것처럼 재잘재잘 이야기한다.

 

책을 읽은 후, 자연을 많이 느끼지 못하고 자라고 있는 나의 아이에게 많이 미안했다. 특히, 근래 예비 초등학생이라고 붙잡아 놓고 공부만 시켰던 지난 시간을 반추하며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황금같은 시간에 내가 아이에게 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았다. 그림책을 통해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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