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고용절벽 시대가 온다 - 4차 산업 혁명은 일자리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이노우에 도모히로 지음, 김정환 옮김 / 다온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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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이 정말 올지, 그렇게 어떻게 올지에 대해서 한마디도 제대로 분석 안하는 것 빼고..
나머지 최근의 기술혁신이 일으킨 변화에 대해서는 잘 정리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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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진화 - 몸, 생애사 그리고 건강
웬다 트레바탄 지음, 박한선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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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많이 되는 책입니다. 여성의 몸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렇게 변해왔는지, 특히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부분 읽으면서 아내에게 고생했다고 어깨두드려주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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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읽을 것인가 - '모든 읽기'에 최고의 지침서
고영성 지음 / 스마트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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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인 상당수가 1년에 책 한두권도 제대로 읽지 않는, 그리고 인터넷 세계를 보면 실질적인 문맹이 가득한 나라 한국에서 '독서'는 영원한 화두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이 주제를 깊숙하게 파고든 문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사회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 노력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학업성적' 때문일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책을 잘 읽고 또 책 읽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은 학생들이 공부를 잘했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와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결국 회사 일의 90% 이상이 글을 쓰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더군요. 통계가 중요하다고 하나, 각종 표와 그래프는 보고서를 위한 밑바탕일 뿐. 결국 글쓰기가 업무의 성과를 상당부분 좌우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글쓰기 책이 지적하듯,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글쓰기에 유리합니다. 읽은 책이 많을 수록 생각도 깊으며, 더 나아가 문장도 조리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왜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책 읽기를 싫어하고 또 어려워할까요?





저는 그 상당 부분이 잘못된 책읽기 교육에 있다고 봅니다. 모 베스트 셀러 작가는 "인문고전을 읽어야 성공한다"는 식으로 주장합니다만.. 저는 이런 식의 책 읽기 교육이 독서에 대한 열의를  떨어뜨리고 더 나아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독서는 아무때나 가능한게 아니라 다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오늘 소개하는 책("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일부를 소개해보겠습니다(책 51 페이지).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말을 하기 시작한다교육이 따로 필요 없다하지만 글자는 그렇지가 않아서 따로 교육하지 않으면 스스로 터득하는 경우는 드물다그래서 진화심리학자계의 거장 스티븐 핑커는 소리에 관한 한 아이들은 이미 선이 연결된 상태이지만문자는 고생스럽게 추가 조립해야 하는 액세서리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뇌는 말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는 반면글은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애초에 뇌는 독서를 염두에 넣지 않았다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인간에게 매우 부자연스러운 행위인 것이다.


말과 달리 문자는 최근에 발명된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익히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두뇌가 충분히 발달되기 전에 어려운 책을 억지로 읽으라고 강요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책("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52 페이지 부분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이처럼 독서는 뇌의 다양한 정보원특히 시각과 청각언어와 개념 영역을 기억과 감정의 부분들과 연결하고 통합하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다그런데 이런 통합을 위해서는 뇌의 각 영역들이 최소한의 성숙도를 확보해야 한다


즉 뇌의 각 영역들이 잘 연결되고 빠르게 통합되어야 한다연결된 뉴런은 전기적 신호를 기반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데이때 전기 신호가 너무 느리면 통합 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다문제는 각 영역들의 성숙도의 생물학적 시간표가 달라서독서를 위한 통합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가 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어릴 때부터 어려운 책 읽히는 것은 백해무익한 짓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언제 책을 본격적으로 읽혀야 할까요? 그 나이는 6~9살 사이라고 합니다(57 페이지 부분).  

 

발달 심리학자 장 피아제는 6세 아이는 대상을 종류에 따라 분류화하는 능력이 부족하지만, 9세 아이에게는 분류화 능력이 제대로 발휘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렇다면 6세와 9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생각의 시대의 저자인 김용규는 그 사이에 아이의 뇌신경이 크게 발달하기도 하지만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이 학교에서의 읽고 쓰는 교육이라고 주장한다실제로 많은 현대 심리학자들은 문자가 아이들의 정신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

 

초등학교를 만 7살에 보내는 이유가 다 있는 겁니다. 그럼, 우리 부모들은 취학 이전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필요한게 바로 '읽어주기'라고 합니다. 부모가 자녀들 앞에서 책을 솔선수범해서 읽음으로써, 자녀들의 모방 행동을 자극하라는 거죠.


더 나아가 소리내어 책을 읽어줌으로써 '말->문자'로의 발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라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어릴 때 어머니는 저에게 끝없이 책을 읽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 덕에 자연스럽게 한글을 깨쳤고, 지금껏 문자중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편찮은 어머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인문고전만 읽으면 위인된다' 같은 책팔이들의 헛소리에 속아 아이들에게 가혹한 고문을 가하는 부모님들에게, 이 책을 꼭 읽혀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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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계화를 말하다
대니 로드릭 지음, 제현주 옮김 / 북돋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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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참고만 하세요)

1. 신자유주의적인 경제개발 전략,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했던 분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별 다섯 개(★★★★★)].
2. 장하준 교수가 쓴 책,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를 읽고 구체적인 근거 자료(Back Data)를 찾고 싶었던 분들에게도 강력 추천합니다[별 네 개 반(★★★★☆)].
3. 80년대 중국, 60년대 한국이 어떻게 '도약'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던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별 네 개(★★★★)].
4. 경제학적인 기초 지식이 없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상당한 사전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별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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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주제는 바로 '개발도상국'이 어떻게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제가 이미 추천했던 책 "총,균,쇠" 혹은 "맬서스, 산업혁명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지금 한참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는 책 대분기(Kenneth Pomeranz, “The great divergence")도 역시 마찬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지요.


일반적으로 신자유주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학자들은 "워싱턴 컨센서스"라고 불리는 일련의 준칙을 따르면 개발도상국도 선진국처럼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로 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워싱턴 컨센서스의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책의 33페이지에서 주로 인용했습니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세제를 개혁하며, 금리를 자율화 하라.
국제경쟁 환율, 즉 자유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라.
무역을 자유화하며,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허용하라.
공공기업을 민영화하며, 규제를 완화하고, 재산권을 보호하라.


대충 보기에도 맞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워싱턴 컨센서스를 따르면 개발도상국도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이제 두 나라의 사례를 들겠습니다. 두 나라의 이름을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책의 285∼287페이지 부분).


A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회원국이 아니며 수입독점제도를 유지하는 등 자유무역에 대해 관심이 없다. 농업 및 공업제품에 대해 양적 제한조치와 높은 관세(30∼50%)를 적용한다. 반면 WTO 회원국인 B국은 수입관세를 최대 15%로 대폭 인하했으며, 모든 제한 조치를 철폐했다. 두 국가 중 하나는 연 8%를 넘는 경제성장률과 두 자리 수의 무역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빈곤 문제를 급격히 완화했고, 대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 반면 다른 한 나라의 경제는 정체되었으며, 사회지표는 악화되었고 무역량 및 외국인 투자액 모두 별 다른 증가를 경험하지 못했다.


여기서 A국은 베트남입니다. 베트남은 1980년대 중반부터 점진주의적인 개혁 프로그램을 따랐고, 연 8%가 넘는 경제성장을 기록하였습니다. 높은 무역장벽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세계경제에 편입되었죠. 반대로 B국은 아이티입니다. 아이티는 1994년부터 1995년까지 전면적인 무역자유화를 실시해 워싱턴의 정치가들로부터 "미국이 수출하는 데 의미 있는 장벽은 거의 없어졌다"는 찬사를 들었지만, 경제는 오히려 더욱 상태가 나빠졌을 뿐이었습니다.


두 나라의 사례는 워싱턴 컨센서스에 대해 중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무역을 자유화하고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허용하고, 공공기업을 민영화한 아이티는 왜 세계 최빈국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가? 또 워싱턴 컨센서스의 항목을 철저하게 외면한 공산국가 베트남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고성장세를 유지하는가? 이 책의 저자(대니 로드니)는 1978년 중국이 당면했던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이 의문을 해석하려 노력합니다. 이제 이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책의 38∼42페이지 부분).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서구의 경제학자가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초청받아 개혁전략을 세워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라. 그는 어떤 조언을 내놓을까? 경제학자는 중국의 대다수 국민이 농촌지역에 거주하므로, 농촌지역에서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가장 먼저 정해진 양의 농산물을 국가가 정한 가격에 공급해야하는 국가주도체제를 폐지하라고 권고할 게 틀림없다.


하지만 공동 토지소유체제에서는 가격 자율화만으로 충분한 유인책을 제공할 수 없으므로 토지의 사유화를 권고할 것이다. 그러나 농산물을 저가에 사들임으로써 재정을 유지한 중국 정부의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세제인상을 권고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농산물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실질임금이 하락한 도시지역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상의 지적을 수용했다면, 1978년 중국경제는 아마 파멸적인 상황에 치닫았을 것입니다. ^^;;; 무엇보다 거듭된 혁명과 반혁명(백가쟁명과 이의 뒤를 이은 문화혁명 등)으로 피폐해진 중국에서 '세금인상'을 단행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더욱이 국가주도체제를 없앴다면, 아마도 중국 공산당의 강경파들이 반란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1989년 천안문 시위를 탱크로 깔아뭉개던 중국 공산당의 강경파들이.. 1978년이라고 가만히 있었을까요?


물론 중국 지도자들은 서구의 경제학자보다 훨씬 현명했습니다. 먼저 등소평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흑묘백묘론'을 앞세우면서 농민들에게 정해진 생산량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죠. 뭐 텃밭이라고 부를 수도 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 정책을 사용함으로써 중국은 두 가지의 이점을 획득했습니다. 첫 번째 세금을 올릴 필요 없이 정부의 재정수입이 마련되었고, 두 번째는 농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비약적인 생산성의 향상을 달성할 수 있었죠.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패가망신'의 위험을 짊어져야 합니다. 일단 사회 전체의 가용 재원이 너무 없어서 자신이 모든 돈을 부담해야 하는데다, 또 시장이 작기 때문에 시장을 자신이 직접 만들어 가야하는 위험을 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에서 기업가는 초기 투자에 너무나 큰 위험을 짊어지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바랄 수 밖에 없죠. 물론 워싱턴 컨센서스에 따라 시장을 개방해버리면, 이 기업가는 금방 망해버릴 것입니다. ㅋ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선택한 것은 이른바 "향진기업"이었습니다. 1990년 초반 중국 전체 산업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한, 중국의 독자적인 시스템 향진기업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었을까요? (책의 41페이지 부분에서 주로 인용했습니다)


향진기업의 소유권은 개인도 정부도 아닌, 지방공동체에 있었다. 지방정부는 향진기업의 지분에서 직접 수입을 거둘 수 있으므로, 향진기업의 번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에는 '사적 소유권'이 완벽하게 부여되어 있지 않았기에, 지방정부가 일부의 소유권을 가지는 향진기업 시스템은 재산권에 대한 기업가들의 불신을 완화시킬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었다.


워싱턴 컨센서스를 철저하게 거스른, 중국과 베트남(그리고 한국)의 성공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아래의 <그림> 참조). 일단 워싱턴 컨센서스는 상당 부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산업이 이제 막 태동기에 있는 나라에게 무역자유화 혹은 재정건전화 등을 요구하는 것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죠(이 부분은 장하준 교수가 쓴 책,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대니 로드릭 교수)는 결론부분에서 워싱턴 컨센서스는 시정되어야 하며, 각 국가는 주어진 여건 속에서 여건에 맞는 경제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림> 중국의 1인당 GDP 추세






자료: IMF, "World Economic Outlook".



ps.
물론 이 책은 쉬운 책은 아닙니다. 논문집이기 때문에 또 모두 읽을 필요도 없는 듯 합니다.
따라서 내용이 어렵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책의 1~2장 부분을 읽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투자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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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배신 - 시장은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라즈 파텔 지음, 제현주 옮김, 우석훈 해제 / 북돋움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참고만 하세요)

1. 신자유주의 폐해에 대해 그간 공감했던 분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별 다섯 개(★★★★★)].
2. "신자유주의 이외에 대안이 존재하는가?"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별 네 개 반(★★★★☆)].
3. '환경문제' 등의 다양한 외부효과에 대해 고민하고, 외부효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장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고민했던 분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별 네 개(★★★★)].
4. 경제지식이 없는 분들에게는 크게 추천하지 않습니다[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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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책, "경제학의 배신"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이 책을 소개함에 있어서 제목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이 있음을 밝힙니다.  왜냐하면 제가 달은 부제목, "신자유주의는 세계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가?"가 더 나은 제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가 저질러온 수 많은 죄악을 고발하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학의 배신'보다는 정확하게 '신자유주의의 배신' 혹은 '신자유주의는 세계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가?' 정도가 더 책의 내용을 잘 전달하는 제목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조바심이나고, 초조함을 느끼게 됩니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가 저질러온 죄악이 너무나 참혹하기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대체 우리가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지 암담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뒤로 가면서부터 결국 신자유주의 이외에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신자유주의를 깨끗하게 버리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점점 인정하게 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래의 부분(몬샌토는 사이코 패스다)에 가장 큰 공감을 느꼈습니다.  이 부분을 자세히 설명드려 보겠습니다(책의 82페이지 전후 부분). 
 
미국의 법학자와 사회학자는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사이코 패스로 정의합니다.
1) 법적으로 체포의 근거가 될 행위를 반복한다
2) 반복적인 거짓말 등 사기행각을 벌인다
3) 충동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미래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4) 반복적인 신체적 싸움 및 폭력을 저지르는 등 공격성향을 보유하고 있다
5) 무모한 행동을 반복한다
6) 지속적으로 무책임하게 행동한다
7) 타인의 물건을 빼앗고 다른 사람을 학대한 후에도 이를 합리화하거나 혹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등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이상의 사이코 패스의 특징은 현대 사회의 기업들과 많은 부분 닮아 있습니다.  이 책의 몬샌토 사례는 사이코 패스의 행동과 거의 유사합니다.  몬샌토의 알라바마주 애니스턴 공장은 독성폐기물(물고기에 닿는 순간 즉각 비늘이 모두 벗겨지며 사망하는 치명적인 화학물질)을 자주 방출했던 것이 지방언론의 오랜 추적결과 밝혔졌답니다.  그런데.. 몬샌토의 언론인은 이렇게 이야기하더래요. 
 
"1970년대에 저질러졌던 일을 현재의 환경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아마도 집에 가서 자기 자식들에게는 올바르게 살라고 이야기하겠죠.  위에 사이코 패스의 정의와 몬샌토 대변인의 말이 굉장히 비슷하지 않습니까?  물론 신자유주의의 철학에서 보면 몬샌토의 행동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생산에 투입되는 모든 요소를 사고 팔 수 있는 시장에서, 기업들은 단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냉정하게 행동했고, 1970년대의 환경 기준에서 몬샌토는 걸려도 큰 벌금을 내지 않았을 테니 저런 짓을 스스럼없이 행동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사회 전체적으로 합리적인 행동일까요?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외부효과라는 용어가 출현합니다.  "외부효과"란 어떤 활동과 관련해 제 3자(가)에게 의도하지 않은 혜택이나 손해를 주면서도, 이에 대한 대가를 받지도 비용을 내지도 않는 것을 지칭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교육투자와 공해입니다.  먼저 의무교육 등의 교육투자는 이 일에 관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큰 혜택을 줍니다.  문맹이 떨어지고 학습수준이 올라갈수록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증가할 것이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무분별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 사회치안이 개선됩니다.  그러나 기업들이 정부에게 교육 잘 시켜줘서 고맙다고 돈을 기꺼이 지불하지 않죠(오히려 법인세율 낮춰달라고 맨날 항의할 뿐입니다). 
 

반대로 공해는 어떤가요?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맥도날드의 히트 상품, 빅맥의 사례입니다(이 부분은 책의 84페이지 부분에서 주로 인용).  왜 맥도날드의 햄버거가 사회적인 '공해'에 가까운가?  그 이유는 고작 4달러에 팔리는 빅맥 생산에 사회적인 비용은 무려 200달러 이상 들기 때문입니다. -_-;;;  
 
빅맥 햄버거가 매년 북미지역에서만 5.5억 개 팔리는데, 소 사육에 따르는 사료 생산 비용 및 물 소비 비용 등으로 인해 사회 전체에 2.97억 달러의 비용을 유발하는 한편 무려 12억 킬로그램의 이산화 탄소(CO2)가 발생합니다.  특히 숲을 베어내어 경작지를 확대하는 데 들어간 환경 비용까지 감안하면 빅맥 햄버거 생산에 투입된 사회적 비용은 200 달러로 추산됩니다. 
 
이런 것을 생태적 부채라고 하죠(책의 88페이지 부분에서 주로 인용).  생태적 부채란 혜택은 지금 누리지만, 그로 인한 생태계의 부채는 지금 지불하지 않는 것입니다.  즉, 미래로 미룬다는 뜻에서 '부채'라는 표현을 씁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중국의 고성장에 따르는 환경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무려 8%에 이른다고 추산합니다.  한 마디로 중국은 생태적 부채를 이용해 고성장(10% 전후)을 달성하는 것일 뿐.  미래에 이를 고성장의 댓가를 엄청나게 토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미 우리는 쓰레기 장으로 변해버린 황해와 봄마다 대량 발생하는 황사로 고통받고 있지만 말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1) 신자유주의적 사고방식을 철저하게 따르는 기업들은 사이코 패스와 닮아 있다
2) 잘못을 저지른 후에도 이에 대한 댓가를 도외시하며, 이 댓가는 결국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한다
3) 외부효과를 다루는 데 있어서 시장의 경쟁이나 시장의 가격 결정 원리는 무력하다
4) 신자유주의적 질서와 결정 원리를 폐기하고, 국가 및 사회의 개입이 이뤄지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도가 될 듯합니다.   신자유주의가 저지른 비극이 비단 2008년의 경제위기에 그치지 않고, 기업들의 사이코패스화(化) 등 사회 전부문의 문제까지 연결된다는 점을 일깨워준 면에서..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투자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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