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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뇌 - 뇌를 치료하는 의사 러너가 20년 동안 달리면서 알게 된 것들
정세희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0월
평점 :
각종 스포츠 브랜드에서 마라톤에 관련된 행사를 진행하고 관련 용품을 쏟아내는 걸 보면 러닝은 분명히 유행이다. SNS에서 잘 달리는 법, 기록을 단축하는 법, 필요한 장비, 수업 안내가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착지법이 중요하다며 자세 교정이 필요하고, 처음부터 배워서 뛰어야 한다며 러닝 클래스가 필수인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너무 많은 정보가 쌓이다 보니 오히려 더 어렵다.
미드풋이니 리어풋이니 초보 러너에게 어려운 부분을 찾다가 발견했던 블로그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정세희 교수의 글이었다. 경험에 의존한 다른 주장과는 달리 전문 선수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정리한 글을 보고 착지에 대한 불안을 덜어냈었다.
그렇게 알게 된 정세희 교수가 책을 출간했다. <길 위의 뇌> 제목 글에서 느낀 저자의 생각이 함축적으로 담겨있다. 우리는 언제나 다칠 수 있고, 다치기 전에 쌓아둔 운동으로 다친 후의 회복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래서 평소에, 하루라도 젊을 때 운동해서 몸에 남겨야 언젠가 노쇠해져도 덜 아프고 더 나은 회복을 기대할 여력이 된다. 그 운동이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정 교수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물론 달리기의 효용에 대해 많은 부분 언급하지만 뇌를 다치게 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길 위의 뇌>에서 한참을 생각한 부분이 있다. 뇌졸중은 생활습관병으로 본다는 저자의 견해가 신선했다. 빠른 시간에 진행되는 급성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뇌졸중은 켜켜이 시간이 담겨 있다가 어느 날 나타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 미리 심폐 강화 운동을 한다면 발병 시기도 늦출 수 있고, 발병 후에도 회복 정도가 차이 난다고 한다. 뇌졸중이 이렇다면 다른 병은 어떠하단 말인가. 이렇게 운동을 절박하게 권하는 의사의 글이라니.
진짜가 등판했다. 각설하고 운동화 신고 밖에 나가서 자기만의 속도로 달리자. 걷는 듯한 속도여도 괜찮다. 그렇게 내일을 나를 위해 적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