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
랜디 올슨 지음, 윤용아 옮김 / 북스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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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포닥(Post Doctor)들의 발표를 듣고 있자면 그래서 중요한 게 뭔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전달이 잘 안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타과려니 그런가 보다 해도, 세상에 같은 분야의 사람들만 사는 게 아니니 어떤 상대라도 이해가 되도록 전달하려고 적어도 노력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숫자가 중요하다며 그런 전달법은 말도 꺼내기 전에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과학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을 꼭 읽어 보고 싶었다. 이과들아! 너희들도 전달법이 중요하다고!라는 소심한 마음의 복수랄까? 역시나, 들어본 이름의 랜디 올슨이 저자란다. 이 양반 어디선가 설명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전문 프레젠테이셔너인줄 알았다. 얼마나 답답하면 책을 썼을까. 



과학에서 내용이 중요하지 서사가 왜 중요하냐고 묻는 사람이 설마 아직도 있다면, 그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이들은 같은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을 꼭 상기시켜주고 싶다. 비단 돈이 아니더라도 전달의 방법은 연구의 기승전결을 전달하는 데 있어 사람들의 뇌리에 남겨줄 수 있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할리우드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부분에 웃음이 빵 터졌다. 웬만해서는 까딱도 안 하는 저명하신 교수분들이 연구실 밖으로 나와 연구 과정과 결과를 전달하려면 할리우드 급은 되어야 먹히는 건가 싶었다. 책이라면 지겹게 읽었을 분들인데 하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정보는 넘친다. 과학의 발견이 아무리 멋져도 듣다 보면 그게 그거고 저게 그거가 된다. 무엇을 알아내고 발견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걸 사람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키려면 서사의 방법을 훈련해야 한다. 자신의 분야가 아닌데 뭐 그리 쉽게 되겠는가. 당연히 논문에서도, 발표에서도 혁신(?) 적인 부분이 필요하다. 



이 책은 마치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나타나 옷매무새와 전체적인 스타일링을 하면서 앞으로는 이렇게 해야 한다, 본인에게 맞는 방법은 이것이니 노력해보라고 등 두드려 주는 기분이 들게 한다. 역시 서사의 결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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