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 마마
샐리 클락 지음, 김성순 옮김 / 영림카디널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싫음을 싫다고 표현할 수 있고, 좋음을 좋다고 확실하게 알리는 문화에서 살지 않았다. 굳이 가부장제라고 일컬어 한정 짓고 싶지 않다. 남자든 여자든 마음의 소리를 그대로 내보내는 건 어려웠다. 특히, 생물학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은 더욱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웠다. 지금은 나아졌는가?
 
수많은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남성도 성폭행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알지만 한국에서 그 숫자는 여성에 비해 비교되지 않을 수준이므로 여성을 주로 지칭하려 한다) 여성은 세상에 태어나지 말아야 했나 싶을 만큼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어찌 저리 함부로 대하는지 공포스럽다. 점점 심해지는 뉴스의 강도를 지켜보는 것조차 피하고 싶은데 당한 사람의 심경은 도대체 어떠하단 말인가.
 
<워리어 마마>는 딸이 있는 부모라면, 딸이 있는 여성이라면 어떻게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스럽게 설명한다. 정복자와 피정복자만이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무슨 웃기는 말이냐고 코웃음 칠만한 주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성희롱이 새삼스럽지 않고,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현실에서 미투가 아무리 유행이라고 해도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딸들에게 그대로 물려주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워리어 마마>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두 가지로 보인다. 엄마는 딸의 롤모델이 되므로 자신의 삶에서 치유가 필요한 시간이 있다면 도망치지 말고 마주해서 싸우라고 한다. 그리고 여성 간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한다. 해답을 주지 않아도 되며,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한 걸음 나아가는 기회가 된다고 말한다.
 
페미니즘 서적이라고 분류되지 않으면 좋겠다. 그저 남성이 남성의 욕구를 스스럼없이 표현하듯 여성도 마찬가지로 욕구를 불편함 없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들린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내 몸의 주인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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