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언어사전
이정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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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이 베란다 기둥에 소복하게 쌓인 아침, 창밖 설경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무와 나무 속 새들과 곧 틔울 새싹이 추워 웅크리고 있을 거 같아 마음이 쓰입니다.

<동심언어사전>에서 같은 마음을 읽습니다. 시편들에 담긴 동심은 배려하고, 지혜로우며, 나와 타인을 측은해하고, 때로는 발랄하고 생기 넘치며 눙치고 유머러스하기도 하고, 죽비처럼 의식을 깨우기도 합니다. 새로 나온, 여리고 상처 받은 모두에게 <해쑥>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따듯한 햇살로 인생의 봄날이 환하게 열리길 바라봅니다.

 

해쑥

 

새로 나온

여린 쑥입니다.

첫인사를 드리려고 하니

쑥스러워서 솜털이 돋네요.

열심히 쑥스럽게 살겠습니다.

들쑥날쑥 다르게 살겠습니다.

절대로 쑥덕거리지 않겠습니다.

나를 뭉개어 다른 누구를

쑥물들이지 않겠습니다.

쑥쑥 쑥스럽게 자라겠습니다.

오로지 쑥스럽게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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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나라 2018-03-21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왔어요.
첫눈이군요.
지은이 이정록입니다 감사합니다.
해쑥들이 눈송이 샤워를 했겠군요.
넘 아름다운 언어로 상찬해주셔서 힘이 납니다.
쑥스럽지만 더 열심히 여름과 가을로 가겠습니다.
용기를 내어, 그대 밥상에 쑥국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