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오월의 청춘 1~2 세트 - 전2권 - 이강 대본집
이강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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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의 광주.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일부러 피했던 것 같다. 아픈 역사를 되새기며 괴로워하고 싶지 않았나보다. 얼마 전 큰 맘 먹고 한강 작가님의 #소년이온다 를 읽다가 나도 이유없이 붙들려 고문을 당하는 것 같아서 손 발이 아픈 느낌이 꽤 오래 갔었다.

드라마 방영 후 후기가 꾸준히 올라오던 #오월의청춘 을 대본집으로 접했다. 2권부터는 회차가 끝날 때마다 먹먹해지는 기분. 서울대 의대를 수석 입학했던 광주의 유명인 황희태와 아버지가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혀 고등학교 중퇴 후 광주병원 간호사가 된 김명희. 우연이 운명이 되어 스물여섯 동갑내기들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다. 하지만 운동권과는 거리가 먼 이들에게도 현실은 가혹했다. 광주가 아니었더라면, 그 때가 5월이 아니었더라면.

명희와 희태의 본가가 있는 나주와 광주는 아빠가 태어나고 20대까지를 보낸 고향이다. 당시 아빠는 1년 전 엄마와 결혼한 후 쭉 서울에서 지냈기에 공포를 온전히 느낄 수는 없었겠지만 고립된 그 곳에선 많은 이들이 이유를 모른 채 죽임을 당하고 시체는 구덩이에 던져졌다. 남은 이들은 살기 위해 숨죽여야만 했다. 단 며칠 동안 무려 7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왔더라. 이게 나라인가ㅠ ㅠ

드라마 대본집 이기에 시대와 역할에 더 몰입이 되고 청춘의 사랑이 베이스기에 잔인한 장면이 많진 않다. 계속 당하면서도 또다시 희생하려는 명희도, 살아남았다는 고통을 41년 째 견디고 있는 희태도 안쓰러울 뿐.

이런 일이 또다시 벌어지지 않길.
꼭 기억해야 할 푸르른 봄날이다.


#일상 #점심독서 #도서지원 #오월의청춘 #드라마 #오월의청춘대본집 #이강 #김영사 #518광주민주화운동 #역사의현장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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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한 문화예술 - 미술관에서 길을 잃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친절한 예술 가이드
널 위한 문화예술 편집부 지음 / 웨일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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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한 문화예술 - 유튜브 구독자 수가 22만이 넘는 채널이 드디어 책으로도 나왔다. 차분하게 작가와 작품들의 뒷이야기를 소개해주는데 그림을 좋아한다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책에 소개된 작가는 스물네명. 그 외에 지인으로 소개되는 작가들과 작품들까지 합치면 꽤 많다. 유튜브에서처럼 존댓말로 쓰여진 문장들은 따듯하고 편안했다. 정말 날 위한 문화예술 같은?! ㅎㅎ

기억에 남는 작가는 이번 기회에 처음 알게된 일본작가 ‘가쓰시카 호쿠사이’. 19세기 에도시대에 활동했던 이 작가의 파도치는 바다를 그린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는 압도적이었다. 큰 그림으로 보고싶어서 전시회 정보를 찾아봤는데 올 해 2월에 짧게 국내 전시를 했더라. 아쉬워 ㅠ ㅠ

그리고 로댕의 뮤즈로 알려진 비운의 천재작가 ‘카미유 클로델’. 로댕에 버금가는 엄청난 실력을 갖고 있는데도 (얼굴도 예쁨) 스승이자 연인의 유명세에 가려져 인정받지 못하자 스트레스가 심해져 결국 정신병원에 갖혀 생을 마감한 여인. 파리여행 때 로댕 미술관에 분명히 갔었는데 왜 클로델 작품들을 본 기억이 나지 않는걸까. 엉엉. 또한 밀레이의 ‘오필리아’는 볼 때마다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 바라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데이비드 호크니나 줄리언 오피가 실려있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아마도 아직 살아있기에 저작권이 풀리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아니 근데 얼마 전에 이 두 작가도 전시를 했었네.. 좋은 전시회들을 너무 많이 놓쳐서 아쉽다;;;

요렇게 그림 읽어주는 책들이 나오면 꼭 챙겨보는데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적당한 내용에 그림도 큼직하게 많이 실려있다. 방구석 시리즈 만큼이나 이 책 무조건 추천추천. 미술관에 너무 가고싶어져서 일정표보며 사전예약 걸어놨음!!

덧, 부록처럼 각 챕터별로 ‘색의 비밀’이라고 색깔에 대한 이야기를 넣었는데 은근 재미있다. 놓치지 말 것.

#도서지원 #널위한문화예술 #널위한문화예술_서포터즈 #미술책 #오대우 #이지현 #이정우 #웨일북스 #미술관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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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주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박해로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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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의 ‘섭주’는 허구의 지역이다. 경북 안동과 영주 사이의 어디쯤이라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작은 마을. 신기가 흐르는 이 곳은 박해로 작가의 작품에서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장르문학, 특히 한국 공포소설을 제대로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무서울 거 같아서 한낮에 봤다ㅋㅋ 무속신앙의 신비로움과 기괴함, 그리고 토속신앙과 대치할 수 밖에 없는 서양의 기독교를 연결시키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고 아슬아슬했지만 스토리도 풍성하고 가독성이 좋다.

무엇보다 뱀이 끊임없이 계속 많이 등장한다. 뱀귀신이 붙어 처참하게 당하는 사람들과 카리스마 넘치는 무당들까지 글로만 읽어도 왜 장면들이 생생하게 그려지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뱀신이 초등학교에 또아리 틀고 있는 것도,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타겟이 되는 것도 그렇고 #보건교사안은영 이 떠올랐다. 괴물의 존재가 좀 더 그로테스크하긴 하지만 비슷한 느낌?

무속신앙은 왠지 꺼림찍하다는 마음에 점집이나 이런 소재들을 다룬 작품을 일부러 피해왔다. 생각해보면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들의 활동이 신의 부름을 받은 신부님의 강론이나 목사님의 설교와 비슷할텐데 왜 찜찜했던 걸까. 섭주를 접했으니 이번 기회에 박해로 작가님의 전작들과 궁금했던 영화 #무녀도 , #곡성 을 여름이 가기 전에 봐야겠다는 다짐. 무섭지만 토종공포 도전.

#섭주 #박해로 #몽실북스 #한국공포 #무속신앙 #신내림 #무속인 #공포소설 #여름공포 #미스터리 #장르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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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세화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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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마을 뒷산에서 사라진 13살 소영, 인영 쌍둥이 자매와 동구. 미제 사건으로 잊혀질 뻔한 어린이 실종사건이 유골이 발견되면서 다시금 주목 받는다. 그리고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과 새로운 살인 사건들. 10년 전 사건취재를 담당했던 김 환 기자는 새로운 살인 사건과 모든 것들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진실은 밝혀져야만 한다!

보도국 기자 출신 작가님이어서 그런지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방식도 그렇고 흡입력이 장난 아니다. 91년에 있었던 전국민을 안타깝게한 개구리 소년 사건이 모티브가 된 듯한데 (2002년 유골이 발견되었지만 사망원인을 찾지 못 해 미제 사건으로 분류됨) 이 책을 보며 남은 가족들이 겪었을 슬픔과 분노,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닌 텅 빈 마음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80년대 초반에 태어난 개구리 소년 세대인 나 역시 궁금해진다. 누가 아이들을 죽인 것일까?

소설이 먹먹하고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들썩이는 집값과 무분별해보이는 재개발에 돈이면 눈빛이 달라지는 어른이 되어서일까. 아이 두명의 엄마가 되어서일까. 오랜만에 읽은 국내추리소설은 특종을 항상 노리는 기자의 날카로운 시각과 속도감 있는 전개, 무엇보다 각각의 존재 이유가 있는 캐릭터들이 흥미를 유발한다. 작가님의 페르소나인 김 환 기자가 등장하는 소설을 계속 집필하신다는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추천.

#일상 #도서지원 #기억의저편 #김세화 #몽실북스 #서평단 #추리소설 #k미스터리 #개구리소년사건 #미제사건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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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리바의 집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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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 네 명의 아이들이 그 집에 들어갔다.
두 명은 미쳐서 죽고
한 명은 히키코모리가 되었고
나머지 한 명은 이 전과 180도 달라졌다.
도데체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악몽꾸거나 아예 잠을 못 잘까봐 절대로 밤에 보지 않으려 했는데 이제야 완독하고야 만…;;; 제목처럼 ‘집’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이 주요배경이다. 가호의 쓸쓸한 집과 히라이와의 행복해 보이는 집. 그리고 강력한 기운을 내뿜는 시시리바의 집까지.

<보기왕이 온다> <즈노우메 인형>을 읽은 일본공포매니아라면 무조건 봐야하는 사와무라 이치 의 신작 <시시리바의 집>.
이번에도 무섭고 강력하다.

사아아아아아아아, 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소리가 궁금하다면 당장 책을 볼 것.
그리고 이상한 집엔 절대 들어가지 맙시다.

📖
어느 집에나 이상한 일은 있다.
어느 집에나 무서운 것도 있다.
과연 당신 주변에는 그런 집이 없을 것인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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