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버린 이번 생을 애도하며 - SF와 로맨스, 그리고 사회파 미스터리의 종합소설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정지혜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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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영하 200도의 냉동시간을 견딘다. 자의로, 타의로, 17년 혹은 30년, 50년을 지나 깨어난다. 물론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과연 다시 만난 세계는 달라졌을까?

놉. 그럴리가. 현실은 여전히 척박합니다.
돈은 돈대로 들었는데 두번째 만난 세상에서도 제대로 되는 일은 없고 인간관계도 버겁다. 결혼상대에게 민증번호를 들킬까봐 조마조마하고, 자식들도 데면데면, 꿈에서 만났던 운명의 상대따윈 당연히 없다.

그래도 희망은 있더라. 어른의 잘못으로 냉동되었던 아이가 새로운 부모를 만났다. 하마터면 심장을 도려낼 뻔한 아이의 서류를 조작해서라도 구하고 싶어하는 새아빠가 나타난 것. 아이가 사랑받으며 자라나길. 생명은 이렇게나 소중하다.

책에서 다양한 이유로 냉동되었다 해동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고기도 아니고..) 어긋나기만 하는 우울한 그들에게 나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어진다.

<헛된 희망이라도 좀 가지면서 살아보라고. 그래도 되는거라고. 망해버린 인생에도 행복의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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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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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가 너무 많다!
이 중에 범인이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한다!

처음에는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에 일어난 사고와 끔찍한 모습의 시체, 꿍꿍이를 숨긴 이웃들의 모습이 고딕 호러를 상상하게 했다. 그런데 두 번째 살인 이후 하나씩 던져주는 단서와 의외성에서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코지 미스터리 장르가 되어버린다. 마치 연극처럼 살인 사건에 대해 살아남은 이웃들이 식당에 모여 (맛있는 음식이나 티타임은 필수) 이러쿵저러쿵 떠들며 속으로는 서로를 경계하는 모습은 희극에 가깝다.

빌라 사람들을 의심해 보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범인은 전부 탈락. 이웃들이나 허둥대기만 하는 경찰들의 어설픈 탐정놀이같은 수사는 나름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몰입도를 높여준다.

그리고 역시나 누구나 비밀이 있고 특히 가장 가까운 가족의 비밀도 당연히 있다는 사실. 어떤 비밀은 알면서도 묻어두는 것이 편하다.

#일상 #도서제공 #하자키목련빌라의살인 #와카타케나나미 #작가정신 #독서 #코지미스터리 #미스터리소설 #추리소설 #일본소설 #책추천 #작정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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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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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날 한낮, 흔한 가정집 앞마당에서 4살 소녀의 시체가 발견된다. 도대체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 소녀와 함께 집에 남아있던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2) 호텔에서 불륜을 저지르고 있던 아이의 엄마
3) 아내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고픈 아이 아빠
4,5) 아이와 할아버지만을 둔 채 치과에 다녀온
이모와 소녀의 사촌언니
6)남몰래 집에 들른 이모부
7) 황급히 집을 뛰쳐나간 낯선 남자

::
7명 모두가 의심되는 상황
범인은 과연 누구일지 반전에 반전이 거듭된다.
나역시 처음 예상했던 이가 아니어서 당황;;
지루할 틈 없이 촘촘한 서사와 빠른 전개의 스릴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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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보는 세상에 내가 있었다
신규상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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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앞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이다.
-
그러니까 우리는 금전적으로 얻은 것은 없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얻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들을 많이 해보고 싶다. 보이진 않지만 느낄 수 있는 일들을.

✍️
비보이 강국 코리아. 그리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레이킹팀 ‘갬블러 크루’의 비보이 브루스 리는 어느 날 번아웃을 느낀다. 스스로 내린 처방은 20년 넘게 매일같이 쉬지않은 춤을 1년 동안 멈추고 세계일주를 떠나기로 한 것. 무엇하나 포기하기 힘든 30대라면 공감할 큰 결심이다.

솔직담백한 글 뿐 아니라 여행 중 꾸준히 유튜브에 세계일주 일상을 업로드한 큐알코드를 페이지에 넣어 독자들도 후끈한 현장감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세계 곳곳의 명소에서 인생샷을 남기기도 하는데 역시 역동적이면서 매끈한 춤선처럼 이런 것들도 디테일함.

그리고 4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여행을 통해 여러 일을 겪으며 깨닫는다. 마음만 먹고 실행에 옮긴다면 뛰어넘을 수 있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날 것의 감정이 느껴져서 여운이 남았던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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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2 : 집으로 가는 길 팍스 2
사라 페니패커 지음, 존 클라센 그림, 김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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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는 예전에 팍스라는 아기 여우를 돌봤었다. 어린 나이에 엄마와 아빠를 차례로 잃은 피터는 더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기에 팍스까지 자연으로 돌려보내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친절한 볼라 아주머니와 무뚝뚝한 할아버지가 피터에게 손을 내밀지만 워터 워리어가 되겠다며 나홀로 길을 떠난다. 워터 워리어란 전쟁으로 황폐화된 숲의 중금속에 오염된 물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이들. 그러니까 옳은 일을 하는 군대. (십대도 지원가능)

🦊
사실 소년 덕에 건강해진 팍스는 야생에서 여우친구들을 만나고 가족을 꾸렸다. 그러면서도 팍스는 언제나 소년을 기억했고 그리워한다. 그리고 아픈 새끼여우와 함께한 여정에 위험이 닥쳤을 때 소년을 떠올린다. 언제나 믿음직한 친구이기에.

“인간을 사랑할 수도 있어요?”
“응, 그런데 사랑하고 나면 두려워져.”

✍️
전반적으로 깔리는 묵직한 긴장감 속에 전쟁과 환경파괴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이 책. 다행히도 섬세하고 따듯한 문장과 삽화가 균형을 잘 잡아준다. 가장 안전하고 안락한 집의 소중함과 소년과 여우의 우정,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고있어 겨울밤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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