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람은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낀다... 자신은 특별한 삶을 살 것이며 남과는 다른 면이 있다고 자신했던 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나이를 먹고 점점 현실을 깨달아 가면서 보통의 평범하다고 생각되었던, 다수의 사람들이 사는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나가기도 힘이 들뿐 아니라 그 부류에 들기도 쉬운일이 아님을 알게된다... 간만에 등장한, 아마 내 기억으로는 처음이라고 생각되는데, 남자 주인공의 시각으로 전개되는 은희경님의 이번 소설은 그러한 현실을 너무나 신랄하게 그리면서도 무거웁지 않게, 오히려 가벼워서 더 신랄한 문체로 시종일관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 소설이다... 베이비 붐이 한창이던 세대인 58년 개띠들의 인생을, 그것도 우연하게, 너무도 가벼운 이유-숙제를 안해왔다는 이유-로 엮어진 네 명의 친구들의 모임인 만수산 4인방의 인생을 통해 인생이 얼마나 우스운지,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꿈과는 너무나도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어가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신만은 그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며 비판적인 입장에서 나머지 단순한(?)친구들의 내면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그러나 어쩔수 없이 그들에게 동화되고 원하지 않던 마이너급 인생을 살게 되어가는 주인공 현준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한번쯤 메이저 인생에 끼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러나 낄수 없었던 우리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58년 생 그 세대는 아니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과 은희경 특유의 시니컬하면서도 매우 신랄한 문장의 재미와 심각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맛볼 수 있는 소설이다...
아주 어렸을 때 부터 지금 까지 보고 있는 만화가 있다면? 그건 바로 <유리가면>이다... 글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보기 시작해서 지금가지도 끝이 안난 결말을 손꼽아 기다리기가 어언 30년 가까이 된 듯 싶은 기이한 만화이며 또 그 오랜 시간을 기다리면서도 포기하지 못하고 매 년, 매 번 새 책이 나올때 마다 개정판이 나올때마다 보고 또 보게 하는 만화이기도 하다...최근 소장판으로 나와서 마니아들을 설레이게한 완전 번역판은 23권까지 나왔지만 그래도 끝은 아니다...그래서 인지 이 책에는 많은 추억이 있다...낡은 해적판을 읽다가 찢어뜨려 만화 가게 아저씨에게 혼 났던 일...이웃집 언니에게 있다던 일본판을 보기 위해 그 집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며 눈치보던 일...어렸을 적에는 한국이름으로 익숙해 있던 주인공의 일본이름을 처음 알게 된 날 느꼈던 어색함...그러나 무엇보다도 주인공 마야의 연극에 대한 끝없는 열정은 어린 마음에 연극에 대한 터무니 없는 환상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었는데...아마 이 만화를 읽고 연극의 길로 들어선 사람도 적지 않았을것...하여튼 제목만 들어도 설레고 괜시리 책장에 놓여진 책을 쓰다듬어 보곤 하는 책이 그리 흔하지 않지만 이 책은 분명 그런 책중의 하나이다...
처음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그림체와 무시 무시한 권수 (지금까지 62권이 나왔다) 때문에 보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서인지 근처 대여점에도 잘 갖다 놓지 않는다) 한번 빠지기 시작하면 다음 권 발매일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만화가 바로 우에야마 토치님의 <아빠는 요리사>이다더군다나 요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전권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것..(최근 소장판도 나온것 같다...특별 시리즈로 가을편 겨울편...참고로 저는 결코 출판사 홍보직원이 아닙니다)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손수 집에서 요리를 해 볼 수 있도록 간단하고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드는 특별한 요리들이 가득하다는 것이며 만약 구하기 어려운 재료라면 대체 할 수 있는 쉬운 재료까지 친절하고 그리고 자세하게 수록이 되어 있어 요리의 초보라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쉽고 자세하게 나온 레시피이다.(그래서인지 대여점에서 빌리면 레시피 부분만 없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이 레시피는 여느 요리책보다 더 전문적이며 작가가 꼼꼼하게 실험을 해보고 난 후에 작성하는 것이라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부분이 많아 요리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도 즐겁게 요리에 빠져들게 한다...이 겨울 따뜻한 아랫목에서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단 너무 먹고 싶은 것이 많으므로 대책 없이 살 찌는 것을 경계할 것.
진정한 지도자란, 최고의 리더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이 물음에 관한 많은 책이 있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시각에서 그 물음에 답하고 있다....저자인 로리 베스 존스는 경영자로서 또 경영 컨설턴트로서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가지고 최고의 지도자의 모델로서 예수를 택해 오랜 성경연구와 묵상으로 새로운 관점의 책을 써낸 것이다....그녀는 서문에 자신의 관점이 일반적인 남성적이고 권위적인 힘을 이용한 알파 경영(Alpha management)과 여성적이며 상호 협조적인 힘의 사용인 베타 경영(Beta management)를 결합시키고 고양시켜 만든 오메가 경영(Omega management)임을 밝히고 있다....그리고 그 오메가 경영을 예수의 사역에서 발견하고 예수의 사역을 통해 진정한 지도자란, 진정한 리더란 어떠한 사람이어야 되는 가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인간의 모습을 제시한다....예수의 모습을 통해 시대를 초원하는 새로운 리더쉽을 배워야만 한다. 그것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며 상호 화합과 사랑으로 많은 일을 온전히 이루어 나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스산하게 부는 요즈음...책이 더 그립고 목마르다...서점으로 가는 발검음이 잦아지고 풀썩 풀썩 먼지 향기와 종이 냄새에 취해가는 시간이 많아지는 때이다....그렇게 오가는 중에 만난 책 한 권....저자의 이름이 특이해(세례명이라나?) 집어든 그 책 한권으로 가을이 더 풍성해 질 수 있었다....그림 읽어주는 여자인 저자 한젬마 님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그림은 수시로 다른 언어로 내게 말을 건다....그것이 그림이 주는 묘미랄까? 그 유혹에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질 못하게 된다...그 유혹을 모른다면 이 책에 빠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저자가 조근조근 털어 놓는 이야기는 쉽고도 부담없이 그림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때로는 글을 버리고 그림에만 집중한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아니면 그림은 관두고 저자의 이야기에만 마음을 둬도 좋고...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그 그림이 말을 걸지도 모른다....책 한 권으로 행복해 지는 방법은 너무나 쉽고, 너무나도 간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