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람은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낀다... 자신은 특별한 삶을 살 것이며 남과는 다른 면이 있다고 자신했던 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나이를 먹고 점점 현실을 깨달아 가면서 보통의 평범하다고 생각되었던, 다수의 사람들이 사는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나가기도 힘이 들뿐 아니라 그 부류에 들기도 쉬운일이 아님을 알게된다... 간만에 등장한, 아마 내 기억으로는 처음이라고 생각되는데, 남자 주인공의 시각으로 전개되는 은희경님의 이번 소설은 그러한 현실을 너무나 신랄하게 그리면서도 무거웁지 않게, 오히려 가벼워서 더 신랄한 문체로 시종일관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 소설이다... 베이비 붐이 한창이던 세대인 58년 개띠들의 인생을, 그것도 우연하게, 너무도 가벼운 이유-숙제를 안해왔다는 이유-로 엮어진 네 명의 친구들의 모임인 만수산 4인방의 인생을 통해 인생이 얼마나 우스운지,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꿈과는 너무나도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어가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신만은 그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며 비판적인 입장에서 나머지 단순한(?)친구들의 내면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그러나 어쩔수 없이 그들에게 동화되고 원하지 않던 마이너급 인생을 살게 되어가는 주인공 현준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한번쯤 메이저 인생에 끼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러나 낄수 없었던 우리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58년 생 그 세대는 아니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과 은희경 특유의 시니컬하면서도 매우 신랄한 문장의 재미와 심각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맛볼 수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