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8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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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보통 인간의 생명력이 쇠해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다. 자연과 인간, 그것도 생이 쇠해가는 과정에 있는 인간의 대결을 통해 역설적이게도 인간 존재가 지닌 본연의 생명력이 가장 적나라하고 처절하게 드러난다


청새치를 만났을 때 노인이 느끼는 순수한 기쁨과 힘겨루기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고통으로 드러나는 노인의 생명력이 인상깊다. 고통은 존재의 위기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고통을 통해 존재는 자신을 인식한다. 노인은 청새치에게 걸린 줄을 온 몸에 감고 버티었고, 청새치 역시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벗어나려 했다. 순수한 존재끼리의 교감이다. 청새치라는 존재를 온 몸의 근육으로 버티는 데서 오는 고통을 통해 노인, 한 인간의 육체적, 나아가 정신적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이야기에서 청새치와 이틀동안 힘겨루기를 하는 그 제일 정적인 시간이 이 소설에서 제일 생명력 넘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청새치와의 대결이 정적이지만 고통을 통해 생명력 본연의 힘을 나타냈다면, 상어떼와의 대결은 필사적이고 동적이었지만 생이 포함해야할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이 느껴지는 대결이었다. 상어떼와의 대결의 끝에 남은 청새치의 뼈와 노인의 모습에서는 그래서 생의 처절함만이 느껴졌다.


자연 앞에서 순수한 인간이 그 자체를 걸고 대결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순수한 생명력과 또 이후의 생의 처절함까지도..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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