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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2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평점 :
1. '동심'이라는 것은 귀엽고 순수해 보인다. 다만 그것은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는 각도에서 보이는 모습이다. 즉 어른들의 시선이 바라보는 각도다.
같은 높이에서 바라보는 아이들의 행동, 언어에는 그 나름의, 그 자체의 논리와 사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동심이라는 언어로 표현되는 순수하고 귀여워보이는 아이들의 행동과 생각들 속에 어른들이 미처 생각할 수 없는 자기 고뇌, 불안 등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라서 어른이 되고, 어른이라는 존재는 분명 아이들이 자라가는 연속선 상에 있는 존재임에는 틀림없지만, 아이들의 행동에서 순수함과 귀여움만을 읽게 되어버린 나를 포함한 어른들은, 그 연속선 상 어느 시점에서 그들과 단절되어버린 것이 틀림없다.
어른들은 내가 어렸을 때, 즉 아이였을 때 어떤 생각과 행동을 했었지. 하는 과거의 기억을 통해 아이들에게 공감한다. 하지만 그 과거의 기억은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나의 일부일 뿐이다. 즉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그 기억들은 나의 변화에 맞게 합리화되고 다듬어지고 편집되어 내가 세계를 '어른스럽게' 바라보는 프레임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다시 내가 아이로 돌아갈 수 없는 한, 내가 아이였을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절대, 알 수 없다. 추억이란 망각의 한 형태일 뿐이다.
2. 사회내에서 개인들은 각자의 위치와 역할, 입장을 갖는데, 그런 입장의 차이는 이상하게도 개인과 개인 사이의 위상(높낮이)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그런 위상이 역할과 입장의 위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위상으로 확대 해석되고 그로 인해 차이(다름)의 문제가 도덕(옳고 그름)의 문제로 왜곡된다는 데에 있다.
이런 위상의 왜곡에 의해 사회는 권력 구조를 정당화시킨다. 특정 사회적 역할에 도덕적 위상을 높게 부여함으로써 사회 내에 권력적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도덕은 언제나 권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어 왔다.
- 수정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