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
김규항 지음 / 돌베개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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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2011.


 

한달전쯤, 터키를 함께 여행했었던 누나가 '김규항' 의 이름을 추천해줬을때의 생소함을 기억한다.

난 왼쪽을 자처했지만 입만 살고 엉덩이는 무거운 전형적인(그리고 그들이 비난하는) 말뿐인 인간이었고

나의 정치적인 지점은 노무현과 유시민 사이 그 언저리 어딘가에서 현실과 교묘한 타협을 하고 있는,

언젠가는 퍼렇게 물들 가능성을 지닌 그런 인간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생각을 따르지 못하는 나의 게으름 탓에 난 김규항에 무지했다.

 

두번째로 김규항을 만나게 된건 우연찮게 들여다보게 된 동기의 블로그였다. 처음의 생소함은 이내 궁금함이 되었다. 그리고 강탈하듯이 동생에게서 책을 빌려내어 읽었다.

 

 

개혁과 진보 그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책을 다 읽은 지금 개혁과 진보의 그 애매모호한 경계 사이에 진보의 해답이 있다고 느낀다.

'개혁이란 진보의 가면을 쓴 보수일뿐이다. 개혁은 보수를 강하게 만드는 작업일 뿐'이라는 김규항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왜 개혁의 이름이 진보를 대체하게 되었는지는 고민해볼 부분이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진보의 꿈은 개혁의 현실적인 당근앞에 무력했다. 

 

김규항은 책에서 중세의 이야기를 한다. 중세의 어두움 앞에 어느 누구도 근대를 꿈꾸지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꿔왔던 사람들에 의해서 중세는 끝이났다.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는 가능하지 못할것 같은 꿈을 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 그 꿈이 언젠가는 우리에게 생각하지도 못한 미래를 가져다 줄거라고...

하지만 사람들에게 필요한건 오늘의 기적이지 내일의 행운이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건 오늘의 허기짐을 채울 빵이지 언젠가 얻을것으로 기대되는 부가 아니다. 개혁운동이 파고든것은 바로 이러한 점이었고 그것은 주효했다. 여기에 진보의 한계와 나아갈 방향이 있다. 진보가 먼 미래의 꿈이 아닌 지금의 변화를 민중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을때 그렇게 꿈은 현실이 된다.

 

 

진보적인 생각과 삶이 만나는 지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은 활동가' 이라는 김규항의 생각과 '고래가 그랬어' 라는 잡지의 발행인인 김규항의 직업은 진보적인 생각과 삶이 만나는 지점이다. 

진보주의자를 표방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이름에 부끄러움이 없으려면 삶의 선택지는 두가지 아닐까? 활동가가 되어 세상에 부딪혀 깨지던지, 다음세대를 위해 아는바를 전하는것. 활동은 적극적인 삶의 표명이고 교육은 진보의 전략이다. 그렇게 자신의 딸과 수많은 아이들의 미래에 관심을 가지는 김규항의 모습은 정확히 생각과 삶이 일치하는 지점이다.    

 

 

대개의 사람들이 조금씩 하루도 빠짐없이 신념과 용기와 꿈이 있던 자리를 회의와 비굴과 협잡으로 채워 갈 때, 그런 순수한 오염의 과정을 철이들고 성숙해 가는 과정이라고 거대하게 담합할때, 여전히 신념과 용기와 꿈을 좇으며 살아가는 청년들이 있다.

 

 

위의 문장과 같이 진보는 그렇게 명맥을 이어간다. 그렇게 진보적인 생각과 삶이 일치되는 지점들이 늘어갈수록 그런것들이 쌓여 세상은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해간다.

 

 

 

 

2011년 4월.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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