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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Zone
차동엽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서론이 너무 길었다. 차동엽 신부님의 책은 그 만큼 내게 여운을 길게 주는 책인 것 같았다. 신부님이 지으신 책이라 나는 엄마가 추천했을 때도 머뭇했지만 나중에는 내가 가지고 두고 두고 보겠다며 '무지개 원리'를 가지고 있으며 가끔 혼란 스러울 때마다 뒤적이게 된 책이기도 하다. 그런 내가 '바보 ZONE'을 접한 소감이란.. 지금 우리 빠른 시대를 살고 그것에 회의감이 들고 있는 나에게 적절한 충고와 위로를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빨리, 뭔가 멀티가 되어서 이 시대를 헤쳐나가야 할 것 같은 나에게 그러지 말라고 도리어 황소의 걸음으로 천천히 세상을 음미하며 한 가지의 우물을 파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마디 , 내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말락 하고 있었다. 나는 그 구절을 읽으면서 내 습관대로 페이지를 접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처음 바보에 대한 정의를 내릴 때는 공자와 맹자 말씀 그리고 현대이야기와 어색하게 어울려저 너무 바보에 맞추려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며 억지스럽다고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읽으면 읽으수록 그가 말하는 바보의 진정성은 내 가슴까지 와서 호소하고 있었다.
2010년 12월 연말이 되고나니 너무 그냥 막 달려온 느낌에 뭔가 허한 느낌마져 이 시점에서 나는 '바보ZONE'이란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나 역시 바보가 되고 싶다는 점이었다. 뭔가 하나의 계속 매달릴 수 있는 바보, 그러나 아직 내가 어떤 바보가 되어야 하는지 그것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계속 읽어보고 읽고 읽어 볼 생각이다. 솔직히 생각하면 해답안 보이고 답답한 내 인생을 회피하기 위해 난 텔레비전 앞에서, 또는 몇 분이면 집중하고 헤치울 회사 일도 모니터 앞 멍한 시간들로 나는 보내 버렸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제 정말 그러기 싫다. 나는 바보가 되고 싶다. 먼훗날 하하하하 웃으며 내것을 아낌없이 주면서 나의 바보짓을 진정 행복해할 수 있는 무결점 웃을 날을 기다리며 나는 다시 한번 책을 꼭꼭 씹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