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웅진 세계그림책 192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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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은 우리 아이 또래 엄마라면 대부분이 알 정도로 유명한 그림책 작가이다. 아마도 그분의 작품은 대부분이 스테디셀러이지 않을까? 앤서니 브라운 하면 동시에 출판사 웅진주니어가 떠오르는데 확실하지 않지만 내가 접한 그분의 작품은 대부분 웅진주니어를 통해서였다. <우리 아빠가 최고야>란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 작품이 웅진주니어가 아닌  다른 출판사에서 출판되어 나와 있어서 의외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국내 출간 18년 만에 웅진주니어에서 개정판 <우리 아빠>로 출간되어 만나보게 되었다. 집에 있는 <우리 아빠가 최고야>랑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제목부터 다른 두 책! <우리 아빠가 최고야>에서 <우리 아빠>로 바뀌었다. 그리고 표지도 좀 심플하게 바뀌었고, 확실히 개정판 표지 디자인이 덜어내기를 하면서 차분해진 느낌이다. 사실 제목도 <우리 아빠가 최고야>인 거 몰랐는데 <우리 아빠>로 잘 줄인듯하다.


 

  사실 원문을 보지 않아서 번역이 어떠한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우리 아빠가 최고야>를 읽을 때 뭔가 모르게 어색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분명 전문 번역가를 썼을 것이기 때문에 오역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지만 뭐랄까 말맛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그런 점에서 이번 개정판  <우리 아빠>는 문장이 읽는데 굉장히 매끄럽다. 그림책 속 아빠의 아이의 말투가 느껴지듯 '~요'로  끝나며 문장이 이어지기 보다며 간결하게 종결지어서  읽기 편했다. 
  그림책 속 글자도 크기와 굵기의 강도를 줄여서 그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번역 표현에서도 역시 신경 쓴 티가 난다.  '곰 인형만큼이나 부드럽다' 뭔가 직역한 듯 딱딱한 이 문장을 '곰 인형처럼 포근해요' 란 말이 주는 차이는 크다. 아이 입장에서도 후자의 문장을 더 잘 받아들일 거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정서? 혹은 우리의 정서로 제일로 이해 가지 않았던 장면이 있었다. '빗자루처럼 바보 같기도 하다. 우리 아빠는 최고야.' 이 부분, 아무래도 서양에서 '빗자루'가 상징하는 바가 있어서 이렇게 영문 표현을 했고 직역한 거 같았다.  이 부분을 어떻게 번역했을까 제일 궁금했는데 '빗자루처럼 멍하니 서 있을 때도 많아요. 우리 아빠, 참 재밌죠?'라고 풀었다. 빗자루가 왜 바보로 상징되는지를 나름 해석해서 한 번역이라 생각된다. 여하튼 구 버전보다는 이해가 잘 갔다.


  마지막 장면 문장이 바뀌어도 감동은 여전하다. 그림책 속 나오는 아버지가 늘 같은 잠옷을 입고 나와서 그리고 책 여는 속지에서도 이 잠옷 무늬로 채워져 있어서 뭔가 굉장한 상징이 있는 듯했는데, 돌아가신 아버지의 잠옷을 보고 아버지 채취를 맡으며 이 그림책은 시작된 이야기라고 했다. 그 작가의 이야기만으로 울컥했다. 우리가 나이를 먹고서도 우리는 늘 아버지께 늘 작은 아이인 거다. 눈물이 울컥한다. 달라진 문장으로 감동이 두 배가 되었다면 과장일까? 이미 <우리 아빠가 최고야>를 소장한 사람에게도 개정판 <우리 아빠>를 권하고 싶다. 

 


어느 날, 돌아가신 아버지의 잠옷을 보았습니다. 아버지의 냄새가 남아 있는 그 잠옷은 단숨에 저를 작은 아이로 만들었습니다. <우리 아빠>는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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