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될 때 - 실수에서 시작하는 자존감 회복 프로젝트 십대를 위한 자존감 수업 1
양지열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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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서른 중반에 접어들면서 과거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가끔 든다. 누군가 나에게 인생 혹은 세상살이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렇다고 말해주었음 얼마나 좋았을까? 그저 수능 시험 후 핑크핓 미래만을 꿈꾸는 나에게 인생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을 그리고 설사 실패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은 인생의 실패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었음 얼마나 좋았을까? <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될 때>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의미 깊다.

 이 책은 양지열 변호사가 자신이 겪어 온 인생에 대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허심 탄하게 쓴 에세이다. 저자의 직업이 변호사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전 선입견을 갖고 볼 수도 있다. '변호사이니까 보나 마나 금수저이거나 혹은 어린 시절부터 우등생이었던 이야기 레퍼토리로 시작되겠지!' 하지만 이 책 속의 저자는 자신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움츠러들고 부족했던 부분을 이야기하기에 더욱 눈길이 간다. 중학교를 간다는 압박에 너무 아파 죽고 싶을 만큼 뇌출혈을 알았던 기억, 몰래 커닝을 했다가 친구에게 협박까지 당했던 일, 기자를 거쳐 변호사 직업을 가졌음에도 자신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어렵다는 고백까지 꽤나 솔직 담백하다. 그런 그가 하는 조언이기에 귀가 더욱 귀 기울여지는 것은 아닐까? 십대가 훨씬 지났음에도 책 속에 그가 해주는 담아 놓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어 옮긴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건 참 어려워. 혹시 지금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더라도 스트레스받지는 마. 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실제로 그 일을 하기까지는 노력이 필요해. 그래서 싫은 공부도 억지로 해 둘 필요가 있어. 또 막상 하고 싶은 일을 하더라도 늘 만족스러운 건 아니야.
중요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저앉아 있지는 말아야 한다는 거야. (중략)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싶으면?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고 다른 꿈을 찾아보는 거야. 세상은 만족스럽지도 못한 것을 해결하며 조금씩 발전해 왔거든. 개개인의 삶도 그런 거야."
-꿈꾸지 않아도 좋아- 편에서


"어쩌면 세상에 실패란 없을지도 몰라.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걸 실패라고 여기기 때문에 실패인 거지. 가던 길이 막혔으면 다른 길로 가면 그만인 것을 말이야. 물론 후회 없이 열심히 했을 때 얘기라는 걸 잊지 마."
-세상에 실패는 없을지도 몰라-편에서


새로 난 가지가 가장 높은 곳에 돋아 있는 것처럼 오히려 너희들이 새로운 세상에 더 가까이 있는 셈이야.(중략) 뿌리와 줄기로서 자리 잡고 있는 어른들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해. 조금은 답답해 보이겠지만 오늘의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 낸 건 어른들이니까. (중략) 지금은 어른들로부터 일방적으로 답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자라야 하는 시대인 거야. 어른이라고 무조건 공경하라고 하진 않을게. 대신 어른들에게도 고민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손을 잡아 주지 않으련?"
-어른에게서 답을 찾는다고?- 편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나이 어린 아랫사람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강렬히 받았다. 그저 어쩌면 가까운 친구에게 자기의 속내를 편하게 말하면서 동등 선상에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하고 싶은 일을 못 찾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며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현실적 위로와 함께 현재의 세상은 어른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자라는 시대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더불어 손을 잡고 가자는 쿨한 제안까지~ 쿨 내가 풀풀 풍기는 이 변호사 아저씨의 말에 청소년들이 작게라도 귀 기울이며 이 책을 들춰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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