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까칠한 인재마저 사로잡은 그들의 지독한 솔직함
킴 스콧 지음, 박세연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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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아본 적 없는 그저 일개 평사원이었던 나에게 '팀장'이란 그저 우리에게 업무를 주고 쪼으는 존재로만 인식했던 거 같다. '팀장'이라는 직함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가 아닐까? 그러다 능력 없다고 여겨지던  옆 팀장님이 승진하는 것을 보면 정치를 잘한다며 역시 인생은 한방이야 하며 일개 사원들끼리 얼마나 이야기했던가? 생각해보면 그분이 나를 비롯한 팀원들에게 크게 잘못한 것은 없는데 왜 그리 욕을 먹으셔야 했는지, 단지 '나는 그것이 팀장이라는 직함이 가져갈 왕관의 무게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내 앞에 한 권의 책을 접하면서 그분의 무게를 실감했고 이 책 한 권을 접하고 팀원을 대하셨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완전한 솔직함'이라니, 사실 나는 이 표현이 어떤 의미인지 쉽게 와닿지 않았다. 'Radical Candor'이란 영어 표현을 우리말 번역으로 옮긴 표현인데 저자의 해설이 더해지자 그제서야 수긍이 같다.  대다수가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도록 오랫동안 훈련을 받아 왔기 때문에 완전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것을 꺼리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상사 역시 그러한 태도를 임했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그리고 솔직함에 있어 단어 'Candor'은 우리가 생각하는 솔직함 'honesty'보다는 겸손함이 더 강한 의미라고 한다. 나 역시 솔직하게 이야기하지만 당신 역시 나에게 그래주길 바란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가 상사로서 보여준 '완전한 솔직함'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전략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사례들이 실려 있다는 점이었다. 저자가 겪었던 경험을 비롯한 지인들의 경험들까지 자연스럽게 나와 이해를 도왔다. 그 사례 중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내용은 셰릴 샌드버그가 저자의 상사로 있을 때 겪었던 일이었다.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이자 <린인>의 저자로 유명한 그녀가 바로 윗상사였다니 감탄, 하지만 그보다 더 감탄한 것은 그녀가 보여준 '완전한 솔직함'이었다.  저자가 구글 입사 당시 프레젠테이션을 마쳤을 때 셰릴은 첫 마디는  "구글에서 놀라운 경력을 쌓아가고 있군요."였다. 그러면서도 저자가 자기 생각을 설명하기 위해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당신이 질문을 다루는 방식에서 저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저자가 말할 때마다 "음" 하는 것에 대해 멍청하게 들린다며 좋은 발성가를 추천하기까지 했다.

  이 부분에서 나는 내 몇 년 전 상사를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수긍의 의미로 "응응"이라고 했는데 그것을 왜 반말을 하냐면서 순식간에 나를 예의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셰릴은 저자가 구글에 입사하기까지의 배경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면서 그녀를 칭찬으로 독려하면서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솔직한 지적을 하고 있었다. 내가 받았던 그저 단순 지적질이랑은 큰 차이가 느껴졌다. 그리고 저런 상사 밑에서 일했다면 어떠한 지적도 감사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저자는 이 피드백을 받은 후 그녀의 대화법을 가르칠 수 있겠다는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이르렀다고 한다.  

 

  '완전한 솔직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직접적 대립(직원들끼리 혹은 상사인 본인에게 직접 이의를 제기하고 허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이 필요하다고 한다. 위 도표는 그러한 '완전한 솔직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한 가지 요소가 결여되었을 때나 두 가지 요소 모두가 결여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사례를 들어 잘 이해하도록 도왔다.  읽으면서 생각나는 분들이 있었다는 것은 안비밀!

 

  팀원 유형 별 동기 부여 및 팀의 성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방법론 제시

  '완전한 솔직함'에 대한 내용 이외에도 이 책의 내용들은  팀원들과 관계 소통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들을 다루어 주고 있다. 팀원을 유형으로 분류해 그런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피드백을 해줘야 하는지 직접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굉장히 솔깃하다.  그들 각자의 유형에 맞게 일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끔 근로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목적이 선명해 보인다. 그러면서 과연 나는 어떤 유형의 팀원이었나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큰 성과를 내지도 않았고 그저 완만하게 성장하는 평범한 팀원에 속하지 않았으려나? 하고자 하는 의지는 나름 충만했다고 나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이 내용 부분에서는 상사가 정말 난감하기 그지없는 '해고'에 대한 이야기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해고를 고하는 것이 아니라 해고에 이르기까지를 한 번 더 짚어보게끔 하고 있다.

 

  저자는 팀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자신의 중심을 잡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중심을 지키기 위해 하는  몇 가지 활동들을 소개했는데 8시간 수면, 45분 운동, 가족과의 식사,  일주일 소설 한 권 읽기, 남편과의 여행(1년 4번) 등이었다. 비단 팀원에 국한 시켜서가 아니라 넓게는 인간관계에서도 자신이 흔들리지 않기 위한 몇 가지 활동을 가지는 것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에 잠기게 한다.

  맨 마지막 챕터에서는 팀원들과 성과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했다. 결국 어떻게든 이러한 관계 소통 역시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눈물의 여정 아니겠는가? 직접적인 과정과 그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와 있어 더욱 이해가 잘 되었다. 업무를 추진해 가는 과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칸반 보드' 와 같은 실전  팁들도 나와 있었다. 난 팀장이 돼본 적이 없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많은 회사 조직의 팀장님들의 직접적인 고민들을 다룬 책임이 느껴졌다. 언젠가 남편이 팀장이 된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덧) 저자 강연

https://youtu.be/4yODalLQ2lM

 

 

 

 

  실리콘밸리의 인재를 잡는 새로운 관계 소통의 키워드 '완전한 솔직함'

 

   무엇보다 이 책의 가치는 저자가 일해왔던 배경인 실리콘밸리에 있다. 머리말에 밝혀 두었듯 실리콘밸리의 사람들이 특별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이 충분해서가 아니다. 그저 이곳은 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어지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성장하는 많은 기업들이 있는 만큼 이곳은 늘 인재에 목말라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이 다니다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싶으면 가차 없이 나갈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이곳 인재들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들은 관리자와 직원 간의 관계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 그리고 그 관계의 핵심을 '완전한 솔직함'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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