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든든한 내 편이던
박애희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와 관련된 책을 잘 펼쳐지지 않는다. 특히 밖에서는 절대이고, 낮에도 절대 사절이다. 안 봐도 눈이 퉁퉁 부울 만큼 눈물이 흘러내릴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날이 있지 않을까? 곁에 있지 않아서 너무 보고픈 날, 생각하고픈 날 떠올리고 픈 날 그런 날 아마도 펼치게 될 것 같은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도 이쁘고 그림도 이쁘다. 라디오 작가 출신 박애희 작가의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이다.


  작가는 자신의 기억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엄마 그리고 때때로 아빠와의 추억을 소환하며 단편, 단편 글을 써내려 간다. 비록 똑같은 경험은 아니어

도 왠지 나에게도 엄마가 했던 말 같아서 눈물이 흐르고,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 며 엄마의 모습을 떠오르며 또 눈물, 콧물이 흘렀다.  늘 남보다 수

줍고 움추려 있는 날 위해 누구보다 특별하다고 해줬던 엄마, 그런 엄마를 위해 난 정말 특별한 아이가 되고 팠다.


"나는 엄마를 통해 나 아닌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일'이 나 자신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를 배웠다. 또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건 다른 무엇보다 엄

마가 기뻐하는 일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p.88


아이가 되고 나서 엄마의 존재를 더욱 깊이 받아 들이게 된 작가 처럼 나 역시도 그랬다. 100일날 아이와 사진을 찍으러 버스를 타고 갔던 날! 그 사

진을 보면서 아이 뿐만 아니라 엄마랑 버스를 타기 위해 100일 아이를 안고 전력질주한 것이 떠오를 것 같아 눈물 한 바가지 쏟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친구 같이 티격 태격하는 엄마와 사이를 보며 나와 엄마가 떠올랐다. 늘 나에게 충고를 하고 뭐라고 할라고 치면 나는 나대로 이야기를 하며 엄마의 입을 막아버리는 나였다. 이 책을 펼쳤을 때 친정 부모님이 마침 집에 와 계실 때 였는데 두 어린 아들을 두고 자꾸만 엄마 옆으로 가서 잠을 청하고팠다.

 

  몇 년 전 고작 몇 개의 음식으로 엄마 생신상을 차려주었는데도 처음 받아 본 생신상이라며 감동하던 엄마, 시금칫국 한 그릇에 맛있다고 먹는 작가의 엄마의 모습과 겹친다. 특히나 이 부분의 마지막 구절은 엄마, 아빠에게 앞으로 얻어 먹는 밥도 좋지만 내가 정성 껏 더 많이 차려주리라고 다짐하게 한다.

 

"지금 나는, 사랑을 받을 수 없어서 슬플 게 아니라....... 줄 수 없어서 슬프다. 한없이 내주던 엄마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다는 게 그 무엇보다 나를 아프게 한다."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p.169

 

  엄마와의 일화들 중에  한 편 같이 겹쳐지는 작가가 읽은 책이나 영화 속 구절을 읽으며 마음이 한 켠이 더욱 다독거려짐을 느꼈다. 이 책을 다 적고나서 작가는 엄마에 대한 마음을 달래고 안부를 물르며 더욱 편안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부모를 잃는다는 것은, 칭찬과 보살핌을 바라며 응석을 부리던 아이의 마음을 보내고, 누군가 없이도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키는 법을 다시 한번 깨

우치는 일이라는 사실을, 그렇게 나는 홀로서기의 시간을 통해, 어른다운 어른으로, 한 사람의 엄마로, 오늘도 성장하는 중이다."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p.243


  몇 개 남고 먹지도 못할 상태가 되었음에도 버리지 못하는 8년된 마늘장아찌를 가지고 있는 저자나  엄마의 냄새를맡고파 옷을 버리지 못한 사람이며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상상하기에는 마음이 벅차고 눈물이 가렸다. 언젠가 내게도 있을 일이지만 아직 상상하고 싶지 않을 일~ 그러나 그 언젠가 웃으며 기억할 날들이 더 많기 위해 나는 엄마, 아빠를  더더 많이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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