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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키
D. M. 풀리 지음, 하현길 옮김 / 노블마인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소설책을 펼치면 한없이 소설에 이입하며 보는
편임에도 나는 소설책을 잘 펼치지 못한다. 청소년 시절 그렇게도 추리, 스릴러 즐겨하면서도 펼치지 못하는 나는 책을 통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소설책은 그런 류가 아니라고 왜 정책을해버렸는지 의문이 든다. <데드키> 이 책을 받게 되었을 때 특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600페이지의 분량에 압도 되었지만, 넘기는 속도는 그 페이지 분량이 우스운 지경이었다.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극장에서 생생한 심리
스릴러 영화 한 편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 소설의 두 주인공 격인 1978년 주인공 베아트리스와 1998년 주인공 아이리스가 나오면서
배경이 되는 퍼스트 뱅크에서 사건들이 펼쳐지게 된다. 소설은 그 20년이라는 시간을 오가면서 전개되는데 소설을 읽는데 전혀 막힘 없이
읽혀진다.
베아트리스는 청소년에 가까운 나이 게다가
우리나라로 치면 지방 출신에 자기 자신을 보필해야 할 여성이다. 그에 반해 아이리스는 지방 출신이지만 손꼽히는 인재로 번듯한 일류대학을 나와
프로젝트에 투입된 전문직 건축기사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역시 자신이 갚아 나가야 할 학자금 대출이며 앞으로 인생 길을 어찌 살아가야 할지
구만리이다. 다른 듯 닮은 듯한 두 주인공의 이야기 흥미진진하다.
1998년 시점 기준으로 퍼스트 뱅크는 20년
전 파산한 은행이고 오랫동안 그 은행 건물로 방치된 건물과 관련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아이리스는 가게 된 것이고, 베아트리는 파산 직전에
일한 곳, 직장인 셈이었다.
이 소설에서 주요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은
퍼스트뱅크의 대여금고인데 이 대여금고는 사람들이 귀중한 물건을 맡겨 놓는 곳으로, 대여금고를 열려고 하면, 그 주인의 열쇠와 은행의 열쇠가
있어야만 한다.
"대여금고가 여러 해 동안 열리지 않고 잠겨
있으면, 우린 '죽었다'고 말해요.(중략)
대여금고가 자주
죽나요?
대여금고가 몇 해 동안, 열리지 않는 경우를
가르켜 금고가 죽었다고 표현하는데, 그런 금고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 소재가 참 독특하다고 생각되었는데, 저자의 이력이랑 연관이
있었다. 그녀의 직업이 구조공학자로 주인공 아이리스와 같았다. 버려진 건물을 조사하면서 소유자가 분명하지 않은 대여금고들로 꽉 찬 지하의
금고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중 미스테리했던 금고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렇게 소설 집필에 이르러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느꼈던 느낌으로 펼친 상상의 나래여섰을까? 이야기가 생동감이 넘친다.
두 주인공이 547번 금고의 비밀을
밝혀지기까지 인간 탐욕의 추악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더욱 끌렸던 것은 범죄 스릴러 소설의 전형적인 주인공들이기
보다 나와 비슷한 사람 주인공들의 느낌때문이었던 거 같다. 그래서 더욱 이입해서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신년에는 소설을 더 많이 펼쳐
보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