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제목은 미국 힙합 래퍼이지 시인인 투팍(2Pac)에게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The Hate U Give'를 줄이면 THUG(폭력배)로 사회에서 소외받고 상처받아 어두운 곳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뜻한다. 투팍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랩에다 옮겼고, 미국 내 많은 흑인들은 그를 통해 위로받았다고 한다. 소설 속 주인공 스타의
아빠는 투팍의 오랜 팬인데 딸에게도 'THUG LIFE'을 인용해 미국 사회 속 흑인이 왜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렌다는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일을 못 구할 거고 일을 못 구하면 재활원에 들어갈 돈을 마련하지 못해.
칼릴이 마약을 팔다 붙잡히면 평생을 감옥에서 썩거나 아니면 제대로 된 직업을 못 구해서 다시
마약을 팔아야 할 수도 있어.
그게 사회가 우리에게 주는 증오란다. 우리에게 맞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 둔 것. 그게 터그 라이프(THUG LIFE)야"
엄마 브렌다를 모조리
빼앗아 버린 마약이 너무 싫었지만 그 마약을 팔 수밖에 없었던 십 대 소년의 칼릴의 이야기가 그저 소설 속 특정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
가슴 아팠다. 그들이 고립될 수밖에 없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는 그 세상에 있는 대다수의 특정 인종이라고 소년에게도 가차 없이 총격을 가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더 기가 막힌 현실은 이 일을 저지른 경찰은 아무 죄가 없고 그저 마약 거래상이 한 명
죽은 것뿐이라고 말하는 경찰과 미디어였다. 스타가 살고 있는 동네 사람들은 비롯 많은 흑인들은 이에 들고일어나며 폭동을 일으키지만 스타가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로 여겼던 헤일리마저 그 경찰이 측은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급기야 스타의 학교에서는 그저 단순 학교 수업을 째고 싶다는
이유로 칼릴의 죽음과 관련한 시위를 벌인다. 나 역시도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 중 혐오가 깔려진 채 그저 판단해 버린 적은 없었을까? 우리나라
서울 대림역 부근에서 조선족의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그들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으로 그저 사건을 판단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칼부림했던 그들 역시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친구이자 가족이었을 텐데 말이다.
절망적 현실, 그들에게 구원은 곧
사랑
주인공 스타가 이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그의 부모는 그저 잊으라고 말하며 더욱 안전한 곳으로 말하지 않았다. 위로를 하면서도 그녀가 세상을 향해 진실을 말할
수 있게 응원으로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과연 나라면?' 그랬을 수 있었을까? 그저 내 아이만의 심신 안정과 안전만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니 이렇듯 주인공 스타의 부모가 내 눈에 들어왔다.
스타의 아버지는 충분한 스타의 빈민가 동네에서 충분한 부와 위치를 거머쥘 수 있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그 동네 마약 거래상의 킹이었던 것, 하지만 그는 가족들과의 평화를 택했다. 하지만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희망의 증거가 되어
주었다. 가족에게도, 그곳에서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칼릴 역시 그의 밑에서 일하면서 마약 거래상이 되지 않고자 했지만 마약을 훔친 엄마
덕분에 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흑인 소년 등장인물 디반테도 마찬가지였다. 엄마와 여동생이 굶는 걸 보는 것이 싫어서 시작한 것이었다.
그런 아이까지 감싸 안고 숨겨주는 스타의 아버지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을 보았다.
이 책과 비슷한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이 생각났다. <문라이트>란 영화인데 한 흑인 소년의 성장기를 다루었다. 영화 속 주인공 역시 빈민가에서 태어나 마약 중독자인
엄마를 뒀다. 몸이 작고 약한 탓에 왕따와 폭력을 당하는 일상에서 어떠한 계기로 살인을 하게 되고 커서 그 역시 그 동네의 어른들처럼 마약
거래상이 된다. 빈곤하다 못해 허한 그 주인공 마음속에서도 그를 구제해준 것은 사랑이었다. 그것이 아이러니하게 자신에게 마약을 파는 마약 거래상
아저씨였고, 자신을 때린 가장 친한 친구였었을지라도 사랑이 주인공을 구원했다.
깨닫고 소리치고 행진하고 요구한다
잊지 않는다
스타가 TV에서 인터뷰도 하고, 법원에서 사실 있는 그대로를 말했지만 바뀐 사실은 없었다.
칼릴에 대한 항소는 기각되었고, 또 그렇듯 무고한 희생자만 한 명 더 늘어났을 뿐이다. 그 순간 온몸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음을
느낀 스타는 가족, 친구들과 거리로 나선다.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고 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도 자신은 이 이일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을 다짐하게 되며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된다. 이 책은 비단, 이러한 미국의 인종 차별 문제 외에도 여러 가지 현실들을 16세
소녀의 눈으로 보며 가슴으로 느끼면서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친구가 무심코 던졌던 인종차별적 말이 그저 농담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과 더 이상
누굴 한 사람을 위한 공공연한 침묵은 해서는 안된다는 것 등 여러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주인공 스타가 사건을 겪어 내고 성장했듯 나 또한 이
책 한 권을 읽고 나서 부쩍 성장한 느낌이 들었다.
이 소설책이 미국 내에서 100만 부가 팔렸고,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아마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라고 한다. 그리고 타임지에서조차 읽으라고 추천했다고 한다. 또 영화까지 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만큼 미국 사회에
파장 일기를 그리고 끊임없이 행진하고 나가는 이들에게 힘이 되어 변화에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길 진심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