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과 결과의 경제학 - 넘치는 데이터 속에서 진짜 의미를 찾아내는 법
나카무로 마키코.쓰가와 유스케 지음, 윤지나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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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근래 서울 지역번호로 전화가 왔다. 휴대폰 번호가 아니면 받지 않는 내가 그냥 무심코 받았더니 한국리서치라고 했다. 재미 삼아 서베이원으로 등록해놓았었는데, 그래서 전화가 온 거였다. 리서치 담당자는 내게 대뜸 '문재인 정부 혁신 정책'에 대해 아는지부터 그 정책에 대한 의견을 보기를 주며 물어보기 시작했다. 질문을 받는 내내 내가 아이와 씨름하며 지내느라 이 세상을 너무 등지고 살았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귀에 걸렸던 내용 중에 하나가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해 앞으로의 방향을 물었다. 나는 그저 모범 답안이다 싶은 내용의 보기로 '현재 임금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더 올려 나가야 한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 보기를 선택하면서도 고용률이 떨어진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그래도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였다.  불과 이 책을 보기 전 나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게 되면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통설을 믿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판단을 가져올 수 있는지 알게 해주었다.


  
  사실 나는 통계, 수치와는 친하지 않은 전형적인 문과생이다. 물론 경영을 복수전공하면서 경제학 수업을 듣기 했지만 그럴 때마다 눈물의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통계 데이터와 관련한 내용은 이러한 나도 이해하기 쉬운 수준이며 내용 설명이 명쾌하다.

  우리가 통설로 믿고 있는 사실에 대해 그것이 사실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하는데, 우리가 생각보다 믿고 있는 것들이 인과관계가 아닌 단순 상관관계인 사실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 역시도 읽으면서 인과관계가 설사 되지 않을지언정,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어린이의 성적은 낮다'라는 상관관계이어도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것은 나쁘니까 통설을 그저 믿음 안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명쾌하게 이야기한다.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통설을 믿고 행동했다가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돈과 시간까지 버리게 된다면?
이는 바꿔 말해 그 돈과 시간들을 정확히 인간관계에 근거한 곳에 쓰면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왜? 책 제목이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인지에 대한 답변이 될 수도 있는 구절이다.

 

  근거 없는 통설이 수없이 많으면서 그것에 민감하게 작용하게 되는 분야가 바로 의학, 교육 분야인데 이 분야에 사례를 주로 다루어 주어서 더욱 크게 공감을 사며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일본이기 때문에 어디까지 데이터 통계가 일본의 경우였지만 입시 환경이라던가, 의료 제도 정책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아서인지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못 느끼며 읽었다.

 

  각 장마다 알아야 할 통계 관련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주얼리 브랜드 홍보팀장이 되었다는 가정 아래 매출, 광고 인과 관계를 따지는 이야기를 풀어가며 개념의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적절한 통설을 이야기한 뒤 그것을 적용한 반박하는 내용을 다루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 눈이 뜨이는 느낌을 경험했다. 당장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있어 적용하기보다도 이 나라를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나라에서 내놓는 정책에 대해 그것이 정말 괜찮은 정책인 것인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으면서 일을 그만둔 경단녀로서 가장 눈이 갔던 4장의 통설 '어린이집을 늘리면 여성 취업률이 올라갈까?' 내용이 특별히 더욱 그랬다. 우리나라 정부에서 항상 여성들의 일자리를 위해 제시하는 대안의 1번이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린다'라는 것이다. 물론 그 정책 역시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들이 내놓은 것이겠지만 이 책의 내용을 보며 정말 '국공립 어린이집 증설과 여성 취업률'에 대한 인과 관계를 정밀히 따져 본 정책인지 의문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이뿐 아니라 내가 전화로 받고 고민이 되었던 '최저임금'과  '고용'사이에 인과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한 내용까지 나와서 정말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결론은 미국의 경우를 들어 최저임금의 완만한 상승이 고용에 미치는 악영향은 한정적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친구랑 함께 가다 지자체 축제 행사 현수막을 보고는 가을에 지자체들이 너무 많은 축제를 하는 것 같다며 그 돈을 다른 곳에 쓰는 것이 복지 차원에 나은 것이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도 밝혔듯 선거철에 표심에 의한 정책, 유행 같은 정책이 아닌 에비던스, 철저한 조사에 의한 검증된 정책을 내세워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았으면 한다.

  전형적인 문과생인 나의 눈을 확 트여준 고마운 이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특히나 수치 데이터를 만나면 졸게 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다. 빅데이터 시대에 두려움을 걷어줄 책이라 조심히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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