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지음, 김문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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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을 본 지가 참 오래된 거 같습니다. 엄마가 되기 전에도 거울을 자주 보는 편은 아니었지만도, 아이를 낳고서는 더욱 거울이 멀어진 거 같습니다.  거울을 들여다보는 순간, 눈 밑에 낀 기미가 보였고, 턱  이중턱이 되어 두터워진 살들이 보였습니다.  한마디로 제 얼굴이 보기 싫어서였습니다.  그런 요즘 제가 읽고 있는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책은 정말 강렬한 표지만큼이나 제목이 끌려서였습니다.

 

 

 특히나 제목 아래 부제로 적혀져 있는 멘트가 제 마음을 훔쳤던 거 같습니다.

오늘 거울 속 내가 별로여서 약속을 취소했습니다.
시선에 지친 우리의 이야기

약속을 잡을 상황도 되지 않지만 약속을 잡아도 입고 갈 옷이 없어( ㅠ,ㅠ 맞지 않는 옷들) 그리고 내 모습이 초라해 우울했던 경험이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저는 뜻하지 않게 '외모 강박' 속에 구속돼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외모 강박'이란 표현이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그저 예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왜 별로인가?'라는 마음까지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마음 또한 오래도록 내 머릿속에 주입된 편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거울을 볼 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지 않는다. 대신, 몇 년간에 걸쳐 주입된 문화, 친구와 가족으로부터 들은 말, 그리고 내적인 고민에 의해 형성된 모습을 본다.

있는 그대로 내 모습을 보기보다는 주변의 평가가 중요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친척들은 저를 보면 말했습니다. 

"너는 코만 높으면 이쁘겠다."
어린 시절 한 번도 코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었지만 어느 순간, 제 코는 저에게 콤플렉스가 되었습니다.

외모 강박에 시달리는 많은 이들의 인터뷰 사례를 통해 그들이 얼마나 우울하고, 그것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는지에 대해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사회에서 여성의 능력보다 외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사례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우리나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외교 안보 정책을 묻고 답하는 자리에서 그녀의 염색하지 않는 머리가 논란이 되기도 했지요.

 

 

 우리의 외모 강박은 우리가 수시로 접하는 미디어, SNS을 통해 점점 높아져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아이를 낳고서 유달리 눈이 갔던 사진과 글들이 있었죠. '출산 후에도 변함없는, 완벽한' 이러한 문구와 연예인들의 사진은 자괴감을 자꾸만 부추기고만 있었죠.  


 

                

저자는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과 메시지가 쏟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외모 강박은 완전한 회피는 없을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대신 '건강을 위해 설탕을 덜 섭취하기로 한 것처럼 머릿속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걱정을 줄여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외모를 신경 쓰느라 들이는 품을 아꼈다가 더 중요한 가치를 고민하는 데 들이자는 것이죠.

그러기 위한  외모 강박에 대한 현명한 대처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1. 우리 몸에 대해 더욱 친절해지고 몸에 감사하는 법을 연습하자!
-우리의 몸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살피고 미워하라는 세상의 말에는 귀를 기울지 말자!
2. 몸은 행동하는 존재라는 것을 명심하자!
-몸의 존재 가치를 지키는 또 다른 방법은 우리 일을 방해하지 않는 옷을 입는 것이다.
3. 미디어에 신경 쓰자!
-잡지에 실린 파괴적인 이미 지나 기사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아도 돌려 버리자. SNS에 사진을 올릴 때 왜  그 사진을 올리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4. 대화를 살피자!
-외모, 몸매 관련 대화를 줄임으로써 다른 소녀와 여성이 자신을 외모 이상의 의미를 지닌 존재로 느끼게 하자.

단순히  외모 강박을 벗어나는 문제뿐만 아니라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생각해 볼 거리가 많았습니다. 두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가 여성을 바라볼 때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딸을 키우는 입장이라면, 혹은 여자아이를 만났을 때 어떠한 식으로 말을 건네면 좋을지에 대해서요. 

 

소녀와 여성을 칭찬하고 싶다면 그녀가 실제로 통제하는 무엇인가를 칭찬하자. 열심히 노력하는 것, 집중하는 것, 배려하는 것, 창조적인 것, 너그러운 것, 그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자.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하자.

이제는 아이의 친한 여자 친구를 만날 때도 '귀엽다, 이쁘다'라는 대신 그 아이가 집중하는 것에 대해 말해주려 합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지인들을 만날 때도 제가 좋아하는 그녀들의 장점을  이뻐 보인다는 말 대신 더해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거울 앞에서 작아지는 제가 아니려고 합니다^^ 당당하고 자신있게! 제 자신이 되어야 겠어요.

 

소녀와 여성을 칭찬하고 싶다면 그녀가 실제로 통제하는 무엇인가를 칭찬하자. 열심히 노력하는 것, 집중하는 것, 배려하는 것, 창조적인 것, 너그러운 것, 그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자.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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