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처음 시작하는 서양고전 입문 - 죽기 전에 한 번은 읽어야 할 고전 인문학 여행
구상하 지음 / 스타북스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어떤 책이 좋을까?”
이제 막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책 추천 좀 해 달라는 요청을 아주 가끔 받는다. 음.......Logical Thinking으로 접근해 보자. 먼저 대분류. 동양과 서양을 나눈다. 동양 폴더 아래 철학자 폴더를 만든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가 떠오른다. 기타작품 폴더에는 삼국지, 수호지, 사기 정도가 생각난다. 사실 동양고전도 따지고 보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읽거나 귀 동냥한 책이 얼마 되지 않고 게다가 대부분 겹치는 통에 무난하다고 자평한다.
항상 서양이 문제다. 서양고전을 추천하고 싶은데 딱하니 정리된 목록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 이유가 뭘까? 일단 너무 많다. 게다가 중복도 적다. 대한민국에서 살지만 동양고전보다는 서양고전에 더 익숙하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만화까지 베스트셀러. 현대 동양인들은 메신지 유신 세대가 번역한 근대 서양철학의 후예라는 말이 맞는 듯하다. 끌리는 책이란 아무래도 사는 방법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니까. 『처음 시작하는 서양고전 입문』이 유독 목차부터 궁금했던 이유다.
대분류가 일단 마음에 들었다. 문학 1․2, 정치․경제, 사회․과학, 인문․철학. ‘문학 1’에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부터 ‘인문․철학’에 헤로도토스의 ‘역사’까지 총 41권이 소개되어 있다. ‘죽기 전에 한 번은 읽어야 할 고전 인문학 여행’이라는 부제가 괜한 말이 아니다.
읽었던 책도 있고 아직 읽지 못한 책도 있다. 책의 주요 내용과 저자 약력이 잘 정리되어 있어 여러모로 즐거웠다. 다만, 워낙 많은 책을 다루고 있어 흔히 고전에게 요구하는 깊이 있는 그 무엇을 요구하긴 어렵다. 저자가 마련한 전체적인 메시지가 에피타이저 역할을 잘 하고 있으니 원작을 구해 읽은 건 당연히 독자가 해야 할 일이다. 그 무엇을 찾아서 말이다.
보다 깊고 사색적인 독서에 빠져들면서 저자처럼 누군가에게 서양고전을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봉사하고 싶다는 사명감이 생길 수 있겠다. 그 때 알게 되리라. 저자가 얼마나 고민했는가를.
노벨문학상 수상, 세계적 문호, 고전 중 고전이라는 아우라 때문에 평범한 서민들은 위축되기 십상이다. 이 책들을 읽기 전에 다른 잡다한 지식이 필요하다면서 빙빙 돌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중요한 질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하다. “나는 누구인가?”,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진리, 선함, 아름다움은 어떤 기준에 의해 결정되는가?” 등 세계의 대문호들도 우리와 같은 문제들로 고민했다.
아직도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열풍과 상관없이 내 삶에 대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이 있다면, 그래서 그 해답을 서양고전 중에서 찾고자 한다면, 이 책 속의 책들을 추천한다. 이 책을 보다가 자연스럽게 대문호의 작품들을 읽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기리라 확신한다. 그들이 씨름한 인생 문제와 해법이 이상하게 오늘을 살고 있는 내 삶을 풀어내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