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브랜딩 공부하라]를 읽고

지금 당장 브랜딩 공부하라 ㅣ 지금 당장 경제 시리즈
엄성필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8월

어떤 것을 설명하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연역적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귀납적 방법이다. 연역적 방법은 합리적 전제와 가설을 설정하고 논리적 추론을 통해 이해시키는 방법이고, 귀납적 방법은 다양한 사례와 경험을 분석하여 그것으로부터 일반적 사실이나 원리를 도출하는 설명 방법이다. 하지만 양자는 대립적이거나 모순적이지 않아 효과적 설명을 위해 혼합 사용되기도 한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연역적 설명 방법에 길들여져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귀납적 방법에 의해 브랜딩을 설명한다. 게다가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브랜딩의 정의(Definition)는 매우 넓다. 저자는 브랜딩을 마케팅보다도 넓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네이밍(naming)과 슬로건(slogan)은 물론,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를 포함한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총체적 개념으로서 브랜딩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이 브랜딩에 관하여 거의 모든 측면을 다루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로고와 상품, 광고 사진 등이 컬러풀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유명 브랜드를 둘러싼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주제를 귀납적으로 설명하다 보면 도대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헷갈리기가 쉽다. 특히 독자층이 나처럼 관련 분야의 쑥맥이라면 책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막상 ‘바로 이거야!’라는 개념적 구심점을 잡지 못한 것이 아쉽다.

따라서 이 책의 100% 활용법은 브랜딩에 관한 아카데미컬한 기본서와 같이 보는 것이다. 본서가 브랜딩에 대한 다양한 원리를 폭넓은 사례를 통하여 쉬운 용어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지루한 탓에 끝장을 보장하지 못하는 기본서의 단점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