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한자로 읽는 중국 - 왕조 이름 12개로 푸는 중국 문화의 수수께끼
장일청 지음, 이인호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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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꼭 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개인마다 그리고 책의 주제마다 다르다.

나는 이 책이 꼭 읽고 싶었는데, 그 이유는 너무나도 설득력 있는 다음과 같은 질문 때문이었다.

 

사람의 이름도 함부로 짓지 않는 법인데, 하물며 나라의 이름은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았을까?’

중국 왕조의 이름 12자는 중국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위 질문은 사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정확한 지식과 함께 효과적인 전달 방법이 생명인 TV프로그램의 대중 강연자이다. 그래서인지 책 또한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본격적인 왕조의 이름 풀기로 들어가기 전에 중국 신화를 곁들인 한자의 탄생 부분이 그 대표적 예이다. 창힐, 허신 등의 이야기와 함께 드러나는 갑골문자의 발견 이야기는 한자가 단순한 기호를 넘어서 인간 삶의 그릇이요, 역사적 저수지임을 잘 설명하고 있다.

 

 

왕조 이름의 해석 부분에 들어와서는 해당 글자의 가장 쉬운 뜻부터 설명을 시작한다. 예컨대 하()나라는 여름 하()와 관련이 있을까라는 식이다. 마치 이제 막 한자를 배운 초등학생의 질문처럼 시작한 이야기는 그러나 결코 유치하게 끝나지 않는다. 역사적, 문헌적 고증을 거친 후, 학자들의 논쟁 등과 함께 인문학적 노력으로 정리된다. 인문학적 노력이란 사람 중심의 가치를 각 글자에서 발견하고자 한 저자의 노력을 의미한다. 이를 통하여 그냥 주문처럼 외웠던 -----양진------은 당시 지배계급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잘 담고 있는 훌륭한 거울이라고 된다.

 

 

저자의 뛰어난 설명과 역자의 꼼꼼하고 정확한 번역과 역주는 전체적인 책의 설명력을 높이고 있다. 책 중간 중간에 삽입된 갑골문자 및 설문해자의 설명 그리고 다양한 유적지의 그림과 왕조 등 도표는 쉽게 딱딱해 질 수 있는 역사 이야기는 보다 편하게 전달해 준다.

 

 

한편, 현재 중국에 살고 있는 50여 소수 민족 모두의 중국이 되려는 의도도 감추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중국의 지배계급은 한족(漢族)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현재의 중국은 과거 중국 전체의 역사가 빚어 낸 작품임을 강조한다. 한족만의 중국이 아니라, 중국 땅을 생활의 터전으로 삼아 살고 있는 모든 민족들의 위대한 국가로서의 중국인 것이다. 이런 관점은 고구려 역사까지도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역사에 포섭하려는 동북공정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씁쓸했다.

 

이제 중국을 모르면 안 된다고 한다. 중국을 공부하고 싶은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른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자고로 그 나라를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자를 아는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도록 친절하게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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