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경제지표 공부하라 지금 당장 경제 시리즈
윤채현.허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필자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건강상태를 객관화하고 이를 활용해 적절한 조치를 받기 위해서 이다. 몸무게, 혈압, 골밀도 및 중성지방 등이 숫자나 그래프로 표현되고 그것은 곧 나의 건강 상태나 질병 유무를 설명하는데 쓰인다. 경제지표는 건강검진과 비슷하다. 일정 기간을 기준으로 한 국가의 경제상태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지금 당장 경제지표를 공부하라는 국가 경제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다양한 검진 결과를 어떻게 만들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그래서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기초부터 실전 활용 방법까지 상세히 설명한 책이다.

 

이 책은 크게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인 제1장은 경제지표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2장은 부자들이 꼭 챙기는 경제지표라는 다소 유혹적(?) 소제목 하에 경제뉴스의 단골손님인 GDP, 무역수지, 실업률, 부채비율, 지니계수와 같은 용어들의 뜻, 해당 지표들이 올라갈 때와 반대로 내려갈 때 국가 경제의 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적절한 투자전략을 주식시장, 채권시장, 부동산시장, 외환시장 등으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

 

3장은 자본주의의 핵심인 돈에 대해서 설명한다. 통화량, 본원통화, 지급준비율, 시장금리 등 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실 제2장이 돈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흘러갈 방향을 알려주는 경제지표에 관한 것이라면, 3장은 돈의 처음 시작과 그 양, 그리고 금리라고 하는 돈의 운동 원리에 대한 설명이기 때문에 제3장을 먼저 읽는 것이 제2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4장은 돈이 모이는 양대 시장인 부동산과 증시에 관한 경제지표를, 5장은 지금까지 설명한 경제지표의 상호작용 관계를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까지 읽고 나면 2, 3장을 다시 넘겨보게 된다. 새롭게 이해되는 것이다. 6장은 글로벌 경제의 상호작용을 환율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 제7장은 앞에서 설명했던 경제지표의 의미를 기반으로 정부정책의 문제점과 새로운 제안을 정리해 놓았다.

 

그 동안 어느 정도 경제에 대해 공부하신 분들은 각 경제지표와 그것들의 상호 작용을 한 권으로 정리하는데 이만한 책이 또 있을까 싶다. 물론 관점에 따라 저자의 편견이라고 할 만한 주장도 있고, 경제 초보자가 단박에 이해하기 어려운 숨은 논리도 있지만,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다면 관련 교육프로그램의 교재로 쓰고 싶을 정도다.

 

혹시 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하여 나의 편견을 몇 자 남긴다.

 

자본주의는 돈(교환가치)을 매개로 사용가치(상품과 서비스의 본질 가치)를 분배하는 경제시스템이다. 우리는 흔히 교환가치와 사용가치를 어떤 기준에 의해서 배분할지 결정하는 곳을 시장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자본주의는 좀 거칠게 풀자면, 돈을 가치의 기준으로 인정하는 시스템이다. 그 돈을 누가 만드는가? 바로 국가이다. , 자본주의는 국가가 가치의 기준을 생산해 내도록 용인한 경제체제이다.

 

문제는 그 국가가 여러 개라는 것과 국가별로 힘의 세기가 다르다는 것 그리고 인간이 탐내는 자원이 국가마다 매우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평등은 국가를 생산자와 소비자로 나눈다. 여기에 2가지 차원이 있다. [원자재]의 생산자와 소비자 역할을 하는 국가 그리고 [상품]의 생산자와 소비자 역할을 하는 국가가 그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생산과 소비의 교환 기준, 즉 기축통화를 누가 만들고 있는지 생각하면 더 좋겠다.

 

고혈압 치료제는 사실 혈압이라는 숫자를 잠시 동안 정상수준으로 낮추는 것이지, 치료제가 아니라고 한다.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식생활과 운동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의 개혁이 필요하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경제지표만을 잠시 정상치로 조정해 두는 임시방편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 돈을 움직이는 힘의 논리를 이해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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