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는 마음 - 아름다운 숲 나남수목원 나남신서 1810
조상호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기껏해야 100년도 살기 힘든 인간이 수백년의 세월을 이어온 나무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나무의 삶을 평가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질문에 대답조차 막막하기 그지없다. 20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격동의 삶을 살아오면서 쌓아올린 마음의 무게를 바탕으로 크고작은 사건을 통하여 소회를 풀어내고 있다. 그렇지만 지나간 삶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현재의 모습에 딱 들어맞는 모습은 바로 이 모습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세상에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아름다워지는 것은 나무밖에 없다. 나도 나무처럼 늙고 싶다. 긴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이겨낸 뒤에 얻어진 초월과 해탈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나무처럼 아름답게 늙고 싶다면 당연히 나무처럼 살아야 할 것이다. 나무처럼 살고 싶지 않으면서 나무처럼 늙고 싶다고 해서는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나무처럼 살아왔기에 이제는 나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돌아보니 나무처럼 살아오지 못한 자신에 대한 질책인지 알듯 모를듯 하다.

이러한 나무의 고귀함을 이야기하면서도 주위를 둘러보는 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함을 아래와 같이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 "에베레스트 산이 세계에서 가장 높을 수 있는 것은 그 산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희말라야 산맥이 받쳐 주기 때문이다" 자신의 위치가 자신의 힘에 의해서만이 아니라는 것을 언제나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뜻이 아닐까?

그렇지만 일반인과는 다른 영웅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또 다른 삶을 제시한다. "영웅에겐 마음이 없다. 남다른 위선과, 땅에 사는 보통 사람들은 눈치도 채지 못할 만큼의 거악을 실행할 수 있는 자, 그리고 이를 실행함에 있어서 자신의 정의로움을 결코 의심하지 않는 자만이 자신의 땅을 차지하고 더 나아가 왕조를 열 수 있다"라고 한다. 리더가 외로울수 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원래 강건한 조직에서도 불만분자는 있게 마련이고, 측근의 배신 위험은 상존한다. 이를 다스리는 것이 합리적이고 강한 법과 수긍할 만한 신상필벌 제도다. 이 때문에 비합리적인 법으로 사람을 통제하고, 신상필벌이 갈팡질팡하면 조직은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 신상필벌이 어그러지면 원한이 쌓이는 법이다" 이는 자신의 관리 뿐만 아니라 조직의 관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정상의 위치에 서려는 사람의 모습과 태도뿐만 아니라 주변을 어떻게 관리하여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세상은 위만 있고 아래는 없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제 위치에서 역할을 다할때 원할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성공에 이르는 모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의 눈을 뜨게 해주는 대목이 진정 나무를 통해 우리가 삶을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알려준다.

"작은 나무일 때는 뒤틀려서 서까래로 쓰기에도 적당하지 않아 사람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커서는 울퉁불퉁해서 대들보감이 아닌 것이 확실해 사람의 도끼날을 피해 살아남는다. 그렇다고 이 나무는 서까래나 대들보를 부러워하지도 않고, 쓸모없는 나무라고 자책하지도 않으며, 오랫동안 거목으로 살아남아 또 다른 의미의 큰 역할을 묵묵히 수행할 뿐이다. 어떤 용도로 쓰이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인가의 셈은 사람들만이 하는 그들만의 셈법일 뿐 나무는 그 푸르름만으로 말이 없다." 나무를 통해서 이러한 모습을 갖기까지 얼마나 오랜동안 나무를 보고 느껴야 하는 것일까? 그러면서도 나무를 다 이해할수 없어 인간의 셈법이 아닌 정도로 갈무리하는 것은 여전히 나무를 배워나가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런 나무 심는 마음이 언제쯤에나 내 마음에도 들어오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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