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외교 이야기 - 박수길 대사의 외교관 36년, 한국 외교의 회고와 전망
박수길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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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을 말할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이러한 경제성장의 이면에 각계각층의 숨겨진 애환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그 중에서도 외교라는 부분은 국가의 기밀과도 연관이 있어서 다양한 음모론이 있어도 쉽사리 표현을 하지 못했던 점들도 있을것이다. 그런면에서 박수길 대사가 들려주는 대한민국 외교이야기는 지나간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가슴뭉클하게도 만들어준다. 무엇보다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비난을 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는 기회도 되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대한민국을 위해서, 아니 대한민국의 국민모두를 위해서 불철주야 고생하는 외교관을 제대로 바라볼수 있게 되었네요.

대한민국을 대표하여서 교섭을 진행하는 외교관이라면 언제나 딱딱하고 어색한 분위기와 공격적이 살벌한 분위기에서 감정적이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처신해야하는 모습이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사람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언제나 가슴깊이 묻어둔채 로봇처럼 행동해야하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그러한 공적인 임무를 수행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들 역시 사람이기에 사적인 감정을 제외한채 유머로써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채 유머러스하게 분위기를 이끌면서 협상을 타결해나가는 것이 어찌 말처럼 쉽겠는가? 뿐만 아니라 지나간 유머라기 보다는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연관지어가면서 이야기하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대한민국 외교사에 탈북자 이야기가 어찌 빠질수 있겠는가?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을것이다. 박대사에게도 자랑스러운 이야기들이 많을 것이지만, 그것보다 오히려 안타까운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디오피아에서 망명을 요청한 탈북자를 끝끝내 지키지 못하고 다시 북환으로 송환되는 과정을 기억하고 여전히 안쓰러워하고 있는 것은 저자가 대한민국 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사명감이 저자를 대한민국 외교계의 거목으로 만든것이리라.

외교라는 것은 국가간의 관계인데, 그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사람인 외교관이다. 물론 자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언제든지 정책을 바꾸기도 하지만 그렇더라도 관계를 지속해가는 사람이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외교관계를 원만하게 만드는데도 도움이 될것이다. 누가 생각해봐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외교부장관은 국내의 정치현황에 따라서 너무나도 자주 바뀌어왔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정권에서 새로이 임명된 외교부장관은 대통령과 함께 임기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그의 바램을 볼때, 저자인 박수길 대사는 뼛속까지 진정한 외교관이 아닌가 생각된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외교의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모두 알수는 없겠지만, 중간과정은 생략한채 결과만으로 나에게 조금 불리해보이는 협상결과를 알게되었을때 앞뒤가리지 않고 비판을 했던 지난 행동들을 반성하게 되네요. 이 책을 읽고나서 외교관들의 숨은 노력에 대하여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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