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힐에서 진짜 세상을 배우다 - 세계적인 대안학교 서머힐에서 9년, 채은이의 생생한 성장일기
채은 글.그림 / 해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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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교육인데, 우리 주변의 대다수 아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즐겨야할 유년기에 집/학교/학원으로 밤늦게까지 쳇바퀴 도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는 그것도 모자라서 잠시의 틈을 만들어 개인 교습까지 하는 우리의 실정에서 아이들은 뭔가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푸는 기계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쉽사리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우리아이만 혹여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속의 두려움 때문이다. 두려움 뿐만 아니라 그 굴레에서 벗어나도 아이를 올바르게 키울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수 많은 교육관계자들이 다양한 교육정책을 제안하지만 우리 사회의 사교육의 골은 깊어만 간다. 이런 환경을 벗어나 영국의 대안학교 서머힐에서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풀어가는 이야기 속에서 진정한 배움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게 해준다.

 

처음 서머힐에 갔을때, 말도 통하지 않고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였지만 주변의 누구도 결코 서둘러 적응시키려고 들려하지 않고 무작정 기다려주는 것은 놀랍다. 나이에 따라 학년을 구분하는 것과 달리 그저 개인 스스로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기다려 준다는 것은 놀랍다. 더불어 더 놀라운 것은 나이에 따라서 구분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일에는 그에 맞는 시간이 필요한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밥을 맛있게 먹으려고 뜸을 들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아이들에게는 그 뜸들이는 시간을 어떻게든 줄이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세상은 결코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누군가와 항상 소통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한문제를 더 잘 풀도록 하기 위해서 남들과 함께하는 것을 경험하게 하지 못하고 그 모든 것을 부모가 대신해주고 아이는 오로지 문제 푸는 기계로 만드는 것을 부모의 역할로 착각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사회생활을 해보면 모드 것이 문제풀듯이 딱 떨어지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면서도 왜 그렇게 하는 것일까?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게 해줄수는 없을까?

 

 샤워를 한사람만 할수 있는 상황에서 하루에 가장 먼저 샤워를 하고 싶어서 아침에 남들보다 먼저 일어나서 샤워를 한다고 해보자. 그런 사람이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한명 더 있다면 먼저 일어나기 경쟁이 생기지 않을까? 가장 먼저 샤워하는 좋은 점이 있지만, 두번째도 이미 먼저한 사람이 샤워실을 뜨거운물로 데워놓았다면 그 나름대로의 이점이 있는데,, 처음 샤워하는 사람은 그 이점을 누리지 못한다. 일찍 일어나기 경쟁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아니면 서로가 조정을 하여 어느 하나의 이익을 나눠 가질 것인가? 내가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면 나눠 가질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러시아워에서 선두에 서려고 모두 노력하여 러시아워를 앞당기는 것이 맞는것일까? 러쉬아워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면서 좀더 편하게 러시아워를 넘기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까? 사회생활을 한다면 후자가 더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우리는 자신을 아니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그사람의 배경, 지위에 따라서 다르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얼마나 많은 착각이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는 것을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너무나 잘 알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도 나의 기준에, 사회의 기준에 맞추도록 강요한다. 요즈음 유행하는 창의력을 키운다고 하면서도 제각각의 창의력이 아니라 일관된 방식의 창의력이 과연 창의력일까?

 

언제나 말썽꾸러기이고,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이지만 서머힐에서 최고학년의 위치가 되면서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는 그 순간, 바로 그 한순간에 말썽꾸러기에서 책임감있는 모범생 아이로 변화하는 것을 보여준다. 최고학년의 모든 사람이 어린학생들을 돌봐야하는 것도 아니지만 모두들 최고학년에 이르면 스스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깨닫게 되는 것을 보여준다. 보통의 아이들은 조금더 일찍 깨닫지만 비록 결코 그렇게 변하지 않을것 같이 느린 아이도 최고학년이라는 마지막에 이르면 그렇게 변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남들보다 조금더 뒤쳐지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는 것은 아닐까? 조금 빨리가서 위에서 기다리거나 조금 늦게 가서 위에서 만나거나 무슨 차이가 있을까? 어짜피 올라가서 만나게 되는 길이 살아가는 길이라면 급하게 올라가서 재미없고 지루하게 기다리는 것보다는 즐겁게 올라가면서 이것저것 다 살펴보면서 올라가는 것이 더 즐거운 삶이 아닐까?

우리 사회는 서머힐같이 아이들이 스스로 발전해나갈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그런 배움의 터는 만들수 없는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아이에게는 이렇게 해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안타까울뿐이다. 시각을 조금만 돌리면 우리도 이렇게 될수 있지 않을까? 선진국으로 갈수록 이러한 교육 환경이 늘어난다고 하는 것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을 문제를 푸는 기계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삶을 살아가는데 진정 필요한 배움을 줄 것인지... 많은 부모님들과 교육 관련자들께서도 이책을 꼭 일어 보셨으면.. 그래서 우리 아이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배울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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