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논문을 쓸때 조금이라도 인쇄비를 줄이려고 다소 억지로 본문의 상당 부분을 각주로 돌렸었다. 각주가 글자 크기가 훨씬 작으니까. 10% 정도는 분량이 줄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비율이 훨씬 클 것 같다.

비틀린 유머감각으로 예상치 못한 각도에서 날카롭게 현상을 통찰하던 관찰자가 가끔 ‘~지는 나도 모르겠다.‘라고 할때가 왠지 내게는 하이라이트가 된다. 요상한 취향인가.

내가 비웃는 바로 그 이유로 남이 자기를 비웃을까 걱정하는 사람.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도덕적 지탄이 아니라 미학적 경멸이라는 것. 혹은 이 사람에게는 미학 안에 윤리가 포함된 것도 같고.

어렵고 복잡하고 메마른 주제를 쉽고 간결하고 빵터지게 요리한다. 천재네.

큰 나무를 그리는데 잔가지와 잎사귀까지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리는 타입. 엄청난 양의 주석과 삽입. 잎사귀의 작은 상처까지 재밌다.

웃기지만 우습지 않고 불편하지만 불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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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디자인은 예쁜데 맘에는 안든다. 띠지도.

에세이의 매력은 사람에게 달려있다. 내용은 뭐든 괜찮다. 문장이 중요하다. 내용은 거짓말을 하지만 문장은 정직하다. 사람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는 괜찮은 사람인것 같다. 자의식 과잉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조용히 꾸준히 천천히 한글자 한글자 자기 발로 걸어갈 사람같다.

+ 추천도서 100선 중에 춘추전국이야기가 있어서 반가웠다. 대단한 이유는 아니고, 내가 지금 한참 재미있게 읽고 있고 관련분야가 전공이자 직업이기도 해서. 목록에 안읽어본 책이 많다. 세상에 읽을 책이 너무 많다. 다행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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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개요만 봤을 때 떠오른 이미지는 백발의 왜소한 노인이 자기 몸 만한 가방에 고문서를 넣고 시골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장면이었다. 알고 보니 좀 더 조직적이고 큰 규모의 사업이었다.

일본어 고유명사가 많아 눈과 뇌가 어지럽지만, 그 와중에 묵직하고 고요한 감격이 있다.

책을 구성하는 두 개의 축. 하나는 반납의 과정. 하나는 반납한 문서를 계기로 본격화된 지역 연구의 간략한 성과 보고. 기존의 일본사 인식을 까부시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땅과 농업을 중심에 놓고 일본 민중의 역사를 파악하던 시각이 주였는데 저자는 강과 바다에서 어업과 상업을 활발하게 전개하던 해민, 즉 바다의 백성을 새롭게 민중사의 한 축으로 부상시킨다.

여기서 서술되는 바다의 백성들은 왠지 만화 해황기와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든다. 홍어장수 문순득도 한국판 바다의 백성이었다는 역자의 지적도 참고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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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판타지아
장건재 감독, 임형국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5년 12월
평점 :
일시품절


3개반 사실은.

다시 4개. 후반부가 전반부에 나오는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걸 뒤늦게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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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 - 동서양 문화의 하이브리드
유현준 지음 / 미세움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석사논문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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