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현대자동차가 싫어합니다.

첫번째로 완독한 영어책.

분위기와 문체는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그러나 소시민적인 권태와 은근히 잘 흔들리는 복잡미묘한 멘탈,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한 막연한 몽상, 그리고 남성 하드보일드 독자의 가장 큰 로망이라 할 팜므파탈과의 하룻밤이 필수 요소가 아니라는 점이 차별성.

한편으로 주인공의 직업을 살인청부업자가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바꾸어도 주인공의 현실적인 고뇌와 고독은 별로 다르지 않으리라는 점에서, 조금 다른 의미에서 하드보일드.

마지막 3페이지를 제외하면 암살자답지 않은, 냉혹함이 부족해보이는 주인공을 그려 애정을 쌓게 한 다음--예를 들어 자기가 죽거나 체포 당하면 자신의 우표 컬렉션을 팔아서 가지라고 동업자에게 미리 유언을 남긴다거나, 재해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진심 어린 봉사활동을 한다거나 등등--아주 짧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동화속 토끼의 고난에 불안해하고 안전을 기원하던 주인공이 아무 망설임없이, 아이들을 학교에 태워주고 돌아온 여성을 살해하는 장면으로 마무리.

개인줄 알고 다가가 쓰다듬으려 했는데 알고 보니 늑대

라서 철렁하며 뒷걸음질치는 느낌. 절묘한 거리 조절. 신파가 될 걱정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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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기르는 법 2 - 완결
김정연 지음 / 창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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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길러야 함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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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면 나가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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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기본적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행위이며, 그렇기 때문에 번역에는 번역가가 한 인간으로서 타자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77쪽.

나 자신이 번역을 업으로 하다보니 마음에 더 무겁게 얹히는 책.

너무 높은 곳에서 아카데믹하지도 않고 너무 낮은 곳에서 실용적인 처방을 강매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지적인 쾌감과 낯선 관점을 줄 만큼 아카데믹하고 나의 번역 작업과 직접 연관시켜 생각해볼만한 실용적인 제안도 있다.

분량은 적지만 꼭꼭 씹어먹을 내용이 많아 머리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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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장하석 지음 / 지식플러스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학부 필수 교양 과목을 지정할 권한이 있다면 인문계 이공계 구분 없이 과학철학과 역사철학 과목을 최소 1년씩 넣고 싶다. 과학과 역사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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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8-25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당하고 타당하신 말씀에 한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