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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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대 미스터리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는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 그녀의 작품 중에서 특히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를 즐겨 읽는다. 이번에 출간된 여섯 번째 시리즈에서는 2008년 <흑백>에서 처음부터 듣는 역할을 맡았던 오치카가 시집을 가고 그녀를 대신하여 미시마야가의 차남 도미지로가 괴담 자리의 듣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눈물점>

" 새언니의 얼굴에서 떨어진 점."

" 마루방 위를 벼룩처럼 뛰어서 등롱 불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곳으로 도망쳤잖아."(P62)

"응, 살아 있는 것의 움직임이었대."

"크기는 점만 한데 사람의 피부에 달라붙었다가 떨어지면 얼른 종적을 감춘다. 벌레 같지 않은가. 도미지로는 얼굴이 간질간질해지기 시작했다."

"눈물점이 떨어지니 둘째 형수는 실이 끊어진 것처럼 정신을 잃고 말았어."(P68)


도미지로가 듣는 역할을 맡고 첫 번째 맞이한 이야기꾼은 그의 어린 시절 친구 하치타로였다. 맛있는 마마겐 두부가게를 운영하던 단란했던 가족이 괴기한 일을 겪고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던 사연을 이야기한다. 오래전부터 여자의 눈물점을 요염하다거나 부정적인 의미로 여겼다. 처음에는 첫째 형수, 두 번째는 둘째 형수, 세 번째는 큰누나의 눈 밑에 눈물점이 붙어서 사람을 조종한다. 사건이 발생하고 눈물점이 떨어지면 당사자는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한다. 불미스러운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자 아버지는 가출하여 돌아가시고 가족들도 뿔뿔이 헤어져 살게 된다.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눈물점의 정체는 밝혀지고 마지막에 놀라운 반전이 숨겨져 있다.


<동행이인>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에도 시대 파발꾼에 관해 상세하게 묘사고 있어 재미있는 역사적인 사실을 알게 되어 좋았다. '톈진 위의 가메이치'라는 별명을 가진 건방진 소년이 파발꾼이라는 일을 하게 되면서 과거의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롭게 변화한다. 하지만 전염병으로 부모님과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아픔을 잊기 위해 오직 파발꾼 일에만 전념한다. 어느 날 하코네산 아래 벼락을 맞고 불에 타버린 찻집을 지나가면서 얼굴 없는 요괴가 자신을 따라오게 된다. 가메이치는 무서워서 요괴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빠르게 도망을 친다. 하지만 대리점 지배인의 충고를 듣고 요괴를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돌아가는 파발꾼이 된다. 찻집에서 요괴의 사연을 듣고 자신의 처지와 같은 요괴를 가엽게 여겨 성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가메이치도 슬픔에서 벗어나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우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에도 간다 미시마초에 있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에서는 특이한 괴담 자리를 마련한다. 가게 안쪽에 있는 '흑백의 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원혼이 담긴 괴담이나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기서 오가는 이야기는"이야기하고 버리고 듣고 버린다"라는 규칙화에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 <미시마야 괴담 시리즈>는 섬뜩하지만 가족 간의 정을, 살아가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을 상기시킴으로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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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국내여행 가이드북 - 하나쯤 소장하고 싶은 여행지도를 담은 우리나라 전국 여행 바이블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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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계획했던 해외여행이 무산되어 국내로 여행지를 변경하게 되었다. 평소 국내여행을 계획할 때는 가보고 싶었던 장소와 관련하여 블로그를 검색하거나 네이버 지도를 찾아보는 방식이다. 이번 기회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 쉽게 색다른 여행 장소를 물색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전국 여행 가이드북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에이든 국내여행 가이드북>은 여행 장소에 관한 설명을 읽고 스마트 앱으로 지도를 검색하는 번거로움을 덜어 준다. 지도 위에 행정 구역으로 여행지들의 위치를 나타내며 간결하게 장소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책에 포함된 <에이든 여행 지도>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을 살펴보기에 앞서 가이드북 사용법을 따라 해보길 권한다. 우선 여행 가고자 하는 행정구역을 살펴보고 가보고 싶은 곳을 선택한다. 제공하는 지도에서 위치를 알아본다. 주변 여행지들을 훑어보고 지도에서 위치를 확인한다. 그 지역의 다양한 먹거지와 방문할 핫플레이스를 결정한다. '우리나라 역사 여행'코너를 통해 지역 주변의 역사적 사실을 미리 알고 방문하면 역사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행지는 제주도다. 기존에 몇 번 여행을 해서 좀 더 색다른 체험을 하고 싶다. 제주도는 섬 전체가 관광지로 먹거리 볼거리 자연 풍광 등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장소다. 제주도 챕터를 펼쳐보면 유명한 관광지를 비롯한 여러 장소를 추천하고 있다. 사계절 만발한 꽃과 억새를 구경할 수 있는 꽃 여행지, 활동적인 액티비티 여행지, 제주도의 문화와 예술을 학습할 수 있는 박물관, 미술관, 제주도를 대표하는 음식들, 선물용, 집에 가지고 갈 만한 것들, 핫플레이스 장소 테마별로 소개되어 있어 보기 편하다.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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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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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좋아하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나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와 단편소설을 좋아한다. 담담하면서도 세련된 문체와 기발한 이야기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의 책을 읽고 나면 한동안 뇌리 속에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예전에 종종 하루키처럼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하루키식 글쓰기를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를 통해 하루키에게 글쓰기 비법을 배워보고자 한다.


하루키의 책을 일렬로 나열했을 때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제목이 길고 개성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제목은 짧고 기억하기 쉽게 짓지만 소위 '하루키식 제목 짓기'라는 규칙에서는 그러한 발상을 깨고 내용을 암시하는 독특하고 긴 제목으로 짓는다. 예를 들면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와 같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확률적으로 100퍼센트의 운명의 상대를 만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런 상대를 만났다고 착각은 할 수 있다는 의미를 암시한다.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의 원더랜드>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처럼 제목에 충돌하는 단어의 배치는 실제 하루키의 작품세계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현실과 과거, 차원이 다른 공간, 주인공 '나'와 관련된 주변인들과의 평형적인 관계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글의 소재는 애니메이션 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특히 <너의 이름은>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신카이 마코트의 작품은 하루키식 세계관을 담고 있다. 내가 신카이 마코트의 데뷔작 <초속 5센티미터>를 보고 하루키의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던 경험이 있다.


하루키식 문장의 매력은 디테일한 묘사와 사실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접근 방식에 있다고 여겨진다. 쥐, 양, 코끼리와 같은 동물이 상징하는 의미를 중요한 모티브로 삼아 이야기에 깊이를 더해준다. 장소를 상세하게 묘사하여 현실에서 직접 체험하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던가 같은 등장인물을 여러 번 등장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친숙함을 가지게 한다.


저자는 하루키 같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문체의 규칙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하루키식 문장이 작품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있었다. 하루키의 다채롭고 철학적인 의미를 담은 문장이 가지고 있는 글의 힘을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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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이별 열린책들 세계문학 252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김진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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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때문에 레이먼드 챈들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 거의 마지막 장편 소설인 <기나긴 이별>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무려 12번이나 읽고 극찬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무엇이 그토록 하루키를 매료시켰을까? 궁금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미국의 대표적인 추리작가로서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대명사'로 불린다. <필립 말로 시리즈>는 1939년 <빅 슬립>을 시작으로 1953년 <기나긴 이별)을 마지막으로 완성된다. 주인공 필립 말로는 중년의 고독한 남자로 지극히 차갑고 냉소적이지만 감성적인 면도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기나긴 이별>이 이전 작품과 다른 점은 말로와 대등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테리 레녹스의 생생한 묘사에 있다. 레녹스는 잘생겼지만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범상치 않은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댄서스>라는 클럽 앞에 취한 채 앉아 있는 테리 레녹스는 함께 있던 여인(실비아)에게 차갑게 버려졌다. 사립 탐정 필립 말로는 가련한 신세인 테리 레녹스를 우연히 발견하고 그에게 호감을 느껴 도와주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단골 술집에서 김렛을 마시면서 우정을 쌓게 된다. 어느 날 레녹스는 말로를 찾아와 멕시코로 도망쳐야 한다며 도와 달라고 한다. 말로는 주저 없이 그의 도피를 도와준다. 이어 테리 레녹스는 자살을 하고 말로는 그의 도주를 도운 일로 경찰에게 고초를 당하면서도 의리를 지켜 어떠한 사실도 말하지 않는다. 혐의 불충분으로 풀려난 말로는 레녹스와 얽힌 사건 보도를 본 상류층 여성 아일린으로부터 남편 로저 웨이드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기나긴 이별>에서 레이먼드 챈들러는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말로를 시니컬하고 쓸쓸하게 묘사한다. 그는 더 이상 이전 시리즈의 에너지 넘치는 젊은 이가 아니라 40대를 넘긴 중년 남자로 외딴 집에서 홀로 살아간다. 부조리한 사회에 담담히 폭력을 쓰던 그가 이제 무관심한 시선으로 세상을 향해 빈정거린다. 필립 말로는 평범한 사람들이 내면에 가지고 있는 욕망을 따르지 않는다. 남을 도와주다 감옥에 가고 생명의 위협을 받고 험난한 위기를 넘기면서도 그와 같은 행위에 대해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신념으로 자신이 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일을 한다. 이러한 말로의 모습이야말로 하드보일드 장르가 보여주는 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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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지에 - 건축을 시로 만든 예술가 클래식 클라우드 23
신승철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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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도시 건축의 상징인 아파트!! 아파트의 창시자가 바로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다. 르코르뷔지에의 건축 신념과는 상관없이 지금은 비인간적이고 획일적인 방식으로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위한 건축물로 여겨진다. 그는 건축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믿었다.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는 원칙하에 사람이 살기에 편하고 간결한 구조의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또한 가족 구성원 개인의 사적인 생활을 보호하면서 가족 간의 유대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는 공간이야말로 집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 건축은 그 공간에 들어서야만 제대로 경험되는 예술이다. 이 불편한 예술은 언제나 기대 이상의 환희를 주거나 그 만큼의 실망을 준다."(P118)


르코르뷔지에 첫 인상은 트레이드마크인 동그란 검은 뿔테안경, 생각에 잠겨 있는 듯한 표정이 철학자의 분위기를 풍긴다. 그의 작품 중에서 아파트의 기원인 마르세유에 '위니테 다비타시웅'과 후기 걸작인 '롱샹 성당'을 좋아한다. 그의 일생과 관련된 단편적인 정보로는 그의 건축 예술을 다 알 수는 없다. 이번에 아르테 출판사에서 출간한 클래식 클라우드 23번째 시리즈인 <르코르뷔지에>를 통해 그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고자 한다.


르코르뷔지에는 1887년 스위스의 라쇼드풍에서 태어났다. '시계 계곡'이라 불리는 이곳은 스위스 시계 산업의 중심지다. 그는 그림에 재능을 보였으며 아버지처럼 시계 장식가가 되려고 라플라트니에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17세 때 시력저하로 상징적인 안경을 착용하게 되고 라플라트니에의 권유로 건축가의 길로 들어선다.


20대에 스승이 준 큰 기회로 첫 작품 '빌라 팔레'를 완성하고 설계비를 가지고 떠난 이탈리아 여행은 그의 건축 인생의 방향을 결정한다. 피렌체의 장식과 조각, 프레스코에 큰 관심을 가졌고 특히 피렌체 외곽에 있는 에마 수도원의 간결한 공간이 주는 편의와 개인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능적 구성에 감동을 받고 도시 건축의 모델로 삼는다. 1950년대 마르세유에 '위니테 다비타시옹'이라는 최초의 아파트를 세운다.


독학으로 건축가가 된 그는 파리에 정착한 후 화가 오장팡을 만나면서 새로운 건축 예술을 갈망한다. 세브르가 35번지에 설계 사무소를 차린다. 이곳에서 그의 대표작인 빌라 사보아, 롱샹 성당, 라투레트 수도원이 탄생한다. 1929년 새로운 건축 기법인 '필로티 구조'를 착용한 근대 건축의 기념비적인 작품인 '빌라 사보아'를 짓는다. 하지만 사보아 가족은 방수 문제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르코르뷔지에는 기술적 합리성을 추구한 건축가이지만 근본적으로 행복한 건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는 말년에 지중해 연안 작은 오두막에서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벗 삼아 소박한 삶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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