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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계곡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평점 :
골짜기라는 자연 지형을 경계로 철책에 둘러싸인 마을에 사는 오딜 오잔.
서부 밸리는 20년 전의 과거로, 동부 밸리는 20년 후로 갈 수 있는데
누군가를 상실 후 애도 여행으로만 이동이 가능하네요.
오딜의 아빠는 일찍 돌아가셨고 엄마는 시청 지하 기록보관실에서 일하며
오딜을 홀로 양육했어요.
딱히 아빠에 대한 기억이 없기에 오딜은 굳이 과거로 가 아빠를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네요.
어느 날 애도 여행을 온 부부를 보게 되었는데
그들은 자기 또래 친구인 에드메의 부모님이었어요..
오딜은 이제 열여섯 살이 되었고 진로를 결정해야 했어요.
엄마는 그녀가 자문관이 되길 원했지만 학교에서 존재감이 없고 심지어 왕따인 오딜.
그런데 탈락할 줄 알았던 자문관 심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어느새 테스트를 하나씩 통과하게 되면서 점점 삶의 활력을 얻게 되었어요.
자문관 테스트에 함께 임하고 있는 조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에드메,
에드메의 단짝 알랭 등 친구들도 생깁니다.
에드메는 음악원에 가고 싶지만 그의 부모님은 그가 정육점 일을 하길 원했어요.
에드메는 밤이면 오딜의 창가로 와 바이올린을 연주했네요.
오딜은 에드메를 마음에 품게 되었는데 자신이 에드메를 좋아한다는 걸 조는 알아요.
그러나 조가 테스트에 탈락 후 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하게 되었는데
술을 마신 조는 상의 탈의 후 수영을 하자며 먼저 벗어요.
빈약한 몸매인 오딜은 술김에도 옷을 벗을 수 없었는데
조는 에드메에게 장난쳤고 에드메는 그런 조를 받아주네요.
속이 상한 오딜은 홀로 집에 왔는데 그 밤 많은 비가 왔고 에드메 또한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지요.
그런데 이후 에드메는 실종되었고 결국 추락사로 물에 빠져 시체로 발견됩니다.
오딜은 에드메의 죽음 이후 자문관 심사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고 헌병이 되었어요.
그저 하루하루 묵묵하게 살아가는 오딜.
어쩌면 과거 애도 여행을 온 에드메의 부모님을 봤을 때
자신이 에드메에게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이런 자책감도 있었겠죠.
시간은 어느새 20년이 지났고 열여섯의 그녀는 이제 서른여섯이 되었네요.
그리고 우연히 자신의 20년 후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몸이 비틀어지고
심각한 상태의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그녀는 미래를 바꿔보고자 애를 써보는데
에드메의 죽음은 그녀뿐 아니라 알랭에게도 큰 변화를 줬어요.
그는 에드메를 찾아다니다가 학교에 결석했고 선생님의 처벌에 반항하다
학교까지 퇴학 당하면서 삶이 순탄하지 못하게 되었네요.
알랭은 오딜에게 서부 밸리에 갈 수 있게 해 달라 했지만 거절했는데
알랭 때문에 오명을 쓰고 좌천되었어요.
결국 오딜은 과거로 넘어가게 되었고 이후 마구 휘몰아치는데..
여기까지^^
오딜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전체적으로 건조한 느낌의 텍스트입니다.
한번 휘리릭 읽은 후 다시 재독하니 뭔가 정리되는 느낌이네요.
사실 오딜과 에드메는 풋풋했던 열여섯 썸 타는 사이였고
목숨을 걸 만큼 뜨거운 연인은 아니었죠.
그리고 에드메가 죽은 후 이십 년의 세월이 흘렀어요.
오딜이 현재의 삶을 포기하면서 과거로 넘어가기엔 많은 용기가 필요했지요.
그러나 헌병이 되어 계곡 지형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오딜이었기에 가능했네요.
이 소설의 작가인 하워드는 절친하던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은 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라는 아이디어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출간 후 수많은 언론에서 극찬을 받았고 영상화가 된다니 기대가 되네요.
여러분은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과거나 아니면 궁금한 미래가 있나요?
대리 시간 여행을 하고 싶다면 <시간의 계곡>으로 고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