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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몰리맨디 이야기 4 - 오리 덤덤을 만나요 ㅣ 모든요일클래식
조이스 랭케스터 브리슬리 지음, 양혜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1월
평점 :
이 책의 표지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빨강머리 앤>이다. 소녀가 표지에 등장한 것도 그렇고, 전반적인 느낌도 ‘빨강머리 앤’을 분위기가 겹쳐진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책을 펼쳐 보면 이러한 느낌이 크게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비록 주인공이 처한 환경은 앤의 그것과는 많이 다를지라도 – 평화로운 시골을 배경으로 이제 세상을 알아나가기 시작한 어린 아이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인공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짤막한 에피소드별로 담고 있어서 긴 이야기에는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 아이들에게 적절한 읽을거리가 될 듯싶다.
<밀리몰리맨디 이야기>의 여러 시리즈 가운데, 네 번 째 책인 ‘오리 덤덤을 만나요’ 편은 모두 일곱편의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다. 표제에 등장한 오리 덤덤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주인공인 밀리몰리맨디에 새로 생긴 옷장과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처음으로 접하는 다채로운 경험들이 이어진다. 그러한 에피소드들은 사실 어른들이 보기엔 매우 소소하고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질 것도 같지만, 아이의 눈을 빌려 서술되는 이야기들은 순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어서 어린이들이 읽기에 딱인 책인 것 같다. 특히, TV이나 스마트폰 등 문명의 이기들이 보편화되기 이전의 세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어쩌면 더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다.
한편, 이야기 중간중간 등장하는 일러스트 역시 정겨운 느낌이다. 단색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마치 판화를 찍어 묘사한 것처럼 굵은 선으로 묘사된 인물과 오브제들의 모습이 사실적인 느낌을 불러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