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온 사람들 - 전쟁의 바다를 건너온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홍지흔 지음 / 책상통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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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1950년 말, 중공군의 투입으로 국군과 연합군이 후퇴하는 시점을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현장을 배경으로 작품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개인의 삶이라 할 수 있다. , 한국전쟁하면 떠오르게 되는 이념의 대립과 분단의 상처에 맞춘 서사가 아니라, 전쟁이라는 극한의 공간 속에 어쩔 수 없이 내몰린 평범한 이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주인공 가족은 함흥에서 후퇴하는 국군들과 함께 남하를 결정하여 부두로 향한다. 오래된 노래 바람찬 흥남부두에~”에서 등장하는 바로 그 항구다. 하지만 군용으로 투입된 배들이기에 민간들에게까지 차례가 돌아올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떨어지는 포탄의 위협 속에서 잘 곳마저 마땅치 않은 인물들에게 주어지는 선택의 갈림길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특히 엄청난 피난민 인파 속에 아이와 부모들의 헤어짐은 계속 발생하게 되며, 그러한 장면들은 보는 이마저 긴장하도록 만들 듯 싶다. 무엇보다 막 걸음마를 뗀 아기라도 망설임 끝에 선택을 강요받는다는 이야기에서는 왜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되는지를 명확히 묘사해보이고 있다. , “부모의 손을 놓친 곳에서 기다릴지 혹은 찾으러 다녀야 할지에 대한 선택은 이후 평생을 고아로 살아야 할 수도 있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 주인공 가족은 무사히 함께, 배를 타고 남하하였고, 이후 헤어졌던 가족까지 함께 만나게 된다. 에필로그처럼 담겨진 작가 어머니의 회고록에는 이와 같은 다행을 기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왜 아니겠는가. 여전히 수많은 이산가족이 존재하는 현실을 감안해본다면, 작품 속 가족의 모습은 천운이라고 하는 것이 마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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