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노동 개념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우리가 가진 '노동'의 개념이 얼마나 기독교적이고 근대적이며 일시적인 것을 깨닫게 만든다. 우리가 제2차 기계 시대에 걸맞은 노동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 뒤 '기본 소득'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자는 '의미 사회'라는 새로운 사회가 탄생했다고 말한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는 인류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노동에서 의미를 찾으려 한다. 1970년대 이후 정보 기계의 혁명으로 의미 사회가 탄생했는데, 예전의 노동 사회가 임금 노동을 중심으로 편성되었다면, 오늘날에는 의미를 중심으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2차 기계 시대가 단순히 노동 사회의 연장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사회로 만드는 것이 바로 이 경제적, 사회적 운영 체제의 변경이다. 의미 사회에서는 기존의 노동 사회와 달리 게으름을 반드시 배척하지 않는다. 우리는 물질적 성공만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어떠한 의미를 찾고 싶어 한다. 한편 사람들이 자기 노동력의 분배를 통해 자유롭게 의미를 생산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기반이 필수적이다. 21세기형 의미 사회로의 대전환을 위해서는 연금 제도와 같은 낡은 아이디어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무조건적인 기본 소득'이다.
무조건적인 기본 소득이라는 아이디어는 몇십 년에 불과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25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시민 수당>, <최저 생계비 보장>, <토지 배당>, <사회 배당>의 이름으로 불리다가 '무조건적 기본 소득', '기본 소득 보장', '보편적 기본 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아이디어다.
저자는 생산력도 충분하며 경제적으로도 가능한 지금의 사회가 '의미 사회의 자유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 무조건적 기본 소득의 개념을 적극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무조건적 기본 소득이라는 오래된 아이디어의 전개를 정리하여 제시하고, 이 개념에 반대하는 기득권의 허술한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한다. '기본 소득'이라는 말을 들으면 자동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질문들 '부자에게도 기본 소득을 제공하라고?', '아니 돈은 누구보고 내라고?' 등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