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예찬 - 문학과 사회학의 대화
지그문트 바우만.리카르도 마체오 지음, 안규남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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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예찬』은 지그문트 바우만과 리카르도 마체오가 편지로 나눈 대화를 엮은 책이다. 책의 부제는 문학과 사회학의 대화이다. 21세기 사회학 거인 바우만과 소설가 마체오는 ‘악명 높은 논쟁거리, 즉 문학(그리고 예술 전반)과 사회학(과학적 지위를 주장하는 인문학의 한 분야)의 관계’(p9)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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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의 사상가 바우만은 문학과 사회학은 적대 관계는커녕 경쟁 관계에도 있지 않으며 이 둘은 같은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바우만은 이 책의 머리말에서 ‘소설가와 사회학자는 우리 세계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탐구하고 상이한 유형의 ‘데이터’를 찾고 생산해 내지만, 그 생산물에는 같은 원천에서 나왔음을 보여 주는 명백한 흔적이 담겨 있다’(p17-18)고 말한다. 바우만은 문학과 사회학은 서로 계속 대화를 나누면서 협력할 경우에만 인간 조건의 진실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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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그문트 바우만의 마지막 저서로 리카르도 마체오와 주고받은 총 24통의 편지가 실려 있다. 우리 시대에 한 획을 그은 세계적인 사상가 바우만은 이 책에서 문학과 사회학을 통해 우리 시대의 인간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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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먼이 서문에서 설명한 문학과 사회학의 관계는 이 책의 첫 번째 대화 <1. 두 자매>로 이어진다. 마체오는 '오늘날 우리는 현란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유혹적이지만 사실은 공허하고 생명 없는 말들을 배가 터질 정도로 강제로 폭식당하고 있다'(22페이지)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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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분신이 되어버린 스마트폰으로 24시간 동안 온갖 말들에 침식당하고 있지만 어째선지 나는 나의 삶을 온당하기는커녕 적당한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말 잘하는 사람들이 온갖 매체에서 온갖 분야의 유용한 말들을 해대지만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공허하다. 나는 이러한 말들에서는 삶을 이해할 수 있는 힌트를 찾을 수 없었다.

지그문트 바우만, 리처드 로티, 마사 누스바움, 휴 드레이퍼스 등 많은 이들은 우리의 대화를 내가 읽어보지 못한 문학을 지팡이 삼아 시작했다. 나는 뭉툭한 나의 사고로는 결코 파악하기 힘든 이 세상을 그들의 언어를 거쳐 조금이라도 빨리 이해하고 싶다. 그런데 왜 읽지 않는 문학 작품 때문에 책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일까? 나는 나의 읽기에 먼가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음을 느꼈다. 한참 더 시간이 지나고 나서 소설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온갖 사상가들이 논했던 담론들이 소설에 펼쳐지고 있었다. 사상가들이 말했던 사회적 조건과 시공간의 우연성이 소설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주인공들을 통해 펼쳐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사상가들의 언어는 인식적 이해를 넘어선 체험이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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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사회학은 정말로 '자매'입니다. 더 나아가 문학과 사회학은 그냥 자매가 아니라 샴쌍둥이 자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영양분의 공급 기관과 소화 기관을 공유하고 있어 외과적으로 분리할 수 없는 쌍둥이 말입니다.
자매로서 문학과 사회학은 서로 경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샴쌍둥이 자매로서 문학과 사회학은 운명적으로 서로 분리될 수 없으며 같은 일을 하고 협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__지그문트 바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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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대화에는 바우만의 주요 저서들과 사상을 비롯하여 세상의 진실을 가리는 베일을 찢어내고자 시도한 사상가들과 이 베일을 그려냈던 문학작품들이 계속하여 등장한다. 이 책은 300그램이 채 안 되는 B6 크기의 작은 크기지만 책의 밀도는 근래 읽은 책 중에 가장 높다.


* 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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