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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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계의 명작,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30년 만에 개정되어 나오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인 엘리스 피터슨이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쓴 역사 추리소설이다. 저자는 18년이라는 집필 기간 동안 총 21권을 썼고, 영국의 ITV 방송국은 <캐드펠>이라는 제목의 TV 드라마 시리즈로 1994년부터 1998년까지 방영했다. 영국 배우 데릭 재코비(Derek Jacobi)가 캐드펠 수사 역을 맡았다. 국내에서는 북하우스 출판사에서 2003년도에 출간하였고, 원작 시리즈의 완간을 기념해 같은 출판사에서 30년 만에 전면 개정판이 나왔다. 현재 5권까지 출간되었고, 앞으로 21권까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작가와 작품의 명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작가 엘리스 피터슨은 전설적인 추리소설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도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고 현재 한국 소설을 이끌어가고 있는 정세랑 작가도 이 시리즈를 자신 있게 추천하고 있다.  



매력 넘치는 주인공, 캐드펠 수사


시리즈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이 필수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21권짜리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이끌어갈 주인공인 캐드펠 수사는 어떤 사람인가. 

캐드펠 수사는 전통 있는 웨일스 가문 출신으로 지금은 영국 슈루즈베리의 성 바오로 수도원 정원에서 온갖 허브들을 키우면서 은둔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젊었을 때는 십자군이었고, 바다에서 10년 동안 이슬람 해적선을 격파하는 선장이기도 했다. 전투와 모험이 가득한 삶 속에서 여러 여자들과 교제를 만끽하기도 했다. 세상의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 그는 넓은 시야와 예리한 판단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평의회 시간에서는 똑바로 앉은 자세로 잠자는 법도 터득했고, 졸다가 받은 질문에도 꼭 들어맞는 답변을 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1권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시리즈 첫 번째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의 구판 제목은  『성녀의 유골』이다. 평화로운 5월의 어느 봄날, 평화로왔던 성 바오로 수도원의 대회의실은 성인의 유골을 모셔 수도원의 명성을 높이자는 욕망으로 들끓는다. 적당한 성인을 물색하다가 위니프리드 성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이윽고 성 바오로 수도원은 귀더린의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수도원에 안치하여 수호성인으로 모시자고 의견이 모아진다. 그리고 이 임무는 바로 주인공 캐드펠 수사에게 부여된다. 웨일스와 잉글랜드 혼혈로 180 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 잘생긴 얼굴, 귀족적이고 우아한 몸가짐을 가진 50세의 로버트 부수도원장(초미남...)과 캐드펠 수사를 포함하여 총 네 명의 수사들은 성녀의 유골을 가져오기 위해 귀더린으로 떠난다. 이 여정에서 수사들은 귀더린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맞닥뜨린다. 그리고 반대하는 이들을 대표했던 리샤르트 영주가 화살을 맞아 살해된 채로 풀밭에서 발견된다. 자 영주는 누가 죽였고 왜 죽었을까.

내가 느낀 1권의 주요 재미는 사건 자체를 풀어가는 것보다는 당시 유럽의 기독교와 수도원 이야기, 여러 인물들에 대한 묘사, 당대 사람들이 중시했던 가치 등에서 나왔다. 민족별 특징, 신분별로 각자 다른 욕망, 성직자라는 직업에 대한 묘사들은 주로 건조하고 압축적인 서술로만 접해왔던 중세 시대에 대한 빈약한 앎이 조금은 두터워지고 생생해졌다.  어떤 사람들은 캐드펠 시리즈는 현대 추리 소설에 비해 사건 추리 과정이 전형적이고 허를 찌르는 반전이 부족하다고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중세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라는 것에 호기심을 느꼈기에 만족하면서 읽었다. 교양과 재미를 동시에 원하는 나같은 독자라면 이 책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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