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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7월
평점 :

『다정한 매일매일』은 백수린 소설가가 <경향신문>에 책과 빵을 소재로 연재한 짧은 글들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묶은 책이다. 2020년에 첫 출간되었고 이번 책은 개정판이다. 소설가 백수린은 2011년 이후 등단 이후 『여름의 빌라』, 『눈부신 안부』, 『친애하고, 친애하는』,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등 여러 소설과 산문을 썼고 아고타 크리스토프, 마그리트 뒤라스, 아니 에르노, 프랑수아즈 사강 등의 소설을 번역했다. 현대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백수린 소설가는 어떤 책들을 읽어왔을까.

백수린 작가는 고등학생 때부터 베이킹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읽고 쓰는 것을 사랑한 만큼이나 빵 굽기도 좋아한 작가가 '빵'과 '책'을 매개로 삶과 글을 살펴본 것들을 모아 우리에게 건넨다. 작가는 빵 굽기와 소설 쓰기를 '똑 닮은 작업'이라 말한다. 왜냐하면 '나의 한계를 알지 못한 채 하고 싶은 마음이 흘러넘쳐 시작했으나 남들이 능숙해지도록 혼자 여전히 서툴고 쩔쩔매는 일. 남들 앞에 선보여야 할 때면 자신감이 없지만 결과물이 어떻든 그만둘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내게 소설 쓰기와 베이킹은 어쩌면 똑 닮은 작업'(p24)이기 때문이다.

『다정한 매일매일』에서는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 존 치버의 『기괴한 라디오』, 마틴 슐레스케의 『가문비나무의 노래』와 같은 소설을 읽고 쓴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기시 마사히코의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페터 볼레벤의 『나무수업』, 이한승의 『솔직한 식품』 등과 같이 사회학, 원예 지침서, 식품 교양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에 대한 글들도 포함되어 있다. 백수린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작가와 같은 책을 읽은 경우에는 반가운 마음이 들고 작가가 읽은 책 중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있다면 전부 다 챙겨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이 책은 작가의 바람처럼 다정하다. 삶의 불가해하고 고통스러움을 들여다보지만 그 속에서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다. 작가의 생각들은 담담한 글을 통해 전달되어 우리를 위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