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 발목이 차가워진 것을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의 무덤 앞에 쌓 인눈 더미 속을 여태 디디고 있었던 것이다. 젖은 양말 속 살갗으 눈은 천천히 스며들어왔다. 반투명한 날개처럼 파닥이는 불꽃가장자리를 나는 묵묵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피로를 느끼며 당신은 고개를 숙인다. 커피잔 바닥에 가라앉은 적갈색 앙금을 잠시 들여다본다. 대답할 말이 마땅치않을 때 늘 그렇게 하듯 고개를 들고 미소 짓는다. 여러줄의 가느다란 주름이 당신의 입가에 그어진다.
전체 분량의 절반쯤에 만난 이 문장이 이 이야기의 중심 문장이 될 수도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뜨거운 고름 같은 눈물을 닦지 않은 채 그녀는 눈을 부릅뜬다.소리 없이 입술을 움직이는 소년의 얼굴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감정이 드러나는 묘사
목도리 아래로 여전히 부풀어 있는 뺨을 느끼며 그녀는 걸었다.독한 아카시아 향이 나는 껌을 왼쪽으로만 씹으며 걸었다. 아무 데로도 도망가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번째로 날아올 그 손을 숨죽여 기다리던 자신을 기억하며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