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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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정통'이라는 수식어가 가진 힘이 빠지고 있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처럼

<너의 이야기> 역시 '정통 장르물'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는 상당히 애매하다.

그런데 오히려 그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너의 이야기>는 SF적 요소를 가미한 출발점에서 추리, 미스테리, 로맨스 등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변주의 매력을 뿜어내는 작품이다.

자칫 잘못하면 산만함으로 빠질 수도 있었겠지만 

이야기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둔 덕에 독자들이 혼란에 빠질만한 여지는 없었다.


가상의 설정을 다룬 작품인 만큼 새로운 용어와 세계관을 익혀야한다는 점이

일부 독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과정도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해결했다.

최소한의 용어들을 훑는 것만으로도 스토리의 이해에 전혀 지장이 없었으니 말이다.


또, 설정상 나타날 수 있는 빈틈이나 의심의 여지들을

주인공이 스스로 풀어가며 진행해나가는 점 또한 무척 신선했다.

주인공의 독백에 독자의 의심이 담겨있고 또 해답이 담겨있는 셈이다.

이렇게 이야기의 진행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디테일한 부분을 탄탄하게 조여내는 맛이

바로 작가 미아키 스가루의 저력이 아닐까 싶다.


그저 가벼운 청춘 연애물이 아닐까하고 펼쳐들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깊은 철학을 가진 작품이었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사는 동물'이라는 말을 곱씹을 수 있었다고 할까?

인간의 기억 그리고 사랑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과정은 상당히 즐거웠다.



"본 리뷰는 출판사 경품 이벤트 응모용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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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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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 매 학기마다 각종 설문지를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학교 폭력에 대한 실태 조사" 따위의 제목을 달고 나온 설문지들.

늘 '비밀엄수', '개인 정보 보호 철저' 등의 단어가 제목 뒤에 따라붙지만 그 누구도 믿지 않았다.

맨 뒷줄에 앉은 아이에게 설문지를 걷어오도록 시키는 

선생님 밑에서 도대체 어떤 비밀이 보장된단 말인가.

그렇게 가벼운 갱지는 낭비되고 있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은 후엔 조금의 위안이 생겼다.

누군가는 그 갱지를 더 깊이 들여다 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작가 김승섭 교수는 사회역학을 연구하는 학자다.

설문조사를 토대로 연구를 한다면, 설문의 응답 자체를 두고 연구하기 보다

그 응답이 나오게 된 배경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하는 사람인 셈이다.

이러한 작업은 양적 조사에 비해 훨씬 고생스럽지만 결과를 인정받기는 매우 힘들다.

수치로 딱 맞아떨어지는 값이 나오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러한 연구의 가치를 폄훼하고 무시하기도 한다.

그래도 누군가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다.

응답할 수 없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말이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우리와 가깝지만 먼 이야기들이다.

분명 우리의 근처에 있지만 애써 눈길을 주지않는 것들이란 표현이 적절하려나.

모두가 알고있지만 일상의 대화 소재로조차 쓰기 껄끄러웠던 주제들을

쉽고 편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풀어써준 작가에게 감사하다.

아픔의 길을 대신 걸어주는 한 학자에게 감사하다.



+책의 띠지에 있는 2017 <조선일보> 올해의 저자라는 문구는 몇 번을 봐도 적응이 되지않는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더더욱 의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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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만화입니다. 책장 넘기는 소리가 어느새 강렬한 밴드의 음악으로 바뀌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에요. 밴드의 성장담뿐만 아니라 코믹과 스릴 등 다양한 요소가 만들어낸 명작이라 자신있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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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콰이어 Esquire 2019.6 (표지 : 류준열)
에스콰이어 편집부 지음 / 허스트중앙(Hearst-Joongang)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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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커버 너무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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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클리어 지음, 이한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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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기계발 분야에서 가장 핫한 트렌드는 '습관'이다.

2012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습관의 힘>에 이어 2년 뒤에 등장한 <습관의 재발견> 역시 거대한 성공을 거뒀다. 이들의 성공 신화 덕분인지 수많은 습관 관련 도서들이 연이어 출간되었고 그 성적 또한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제는 이 분야도 끝물이겠거니 싶었는데... 또다시 돌풍을 일으키는 책이 나타났다. 바로 오늘 리뷰할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다. 


기대감을 가득 안고 페이지를 펼쳤는데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초반부의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는 부분이 상당히 지루했다. 적어도 이 책을 집어든 독자라면 습관의 힘에 대해 의심하는 이는 없을텐데 분량을 조금 줄이더라도 속도감을 가지는 편이 좋지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 파트에서도 흥미로운 몇몇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목표에 접근하는 태도나 습관의 형성에 정체성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력의 설명은 무척 설득력 있고 신선한 접근이라 매우 인상 깊었다. 특히, 목표에 접근하는 태도는 정재승 교수가 저서 <열 두 발자국>에서 주장했던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이라 신기했다.


이 책의 진가를 느낀 건 파트 2부터였다.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을 아주 짜임새있게 정리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인간 개인의 의지력이나 자제력에 기대려하지 않는다. 대신 인간의 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양한 연구 결과와 검증된 이론을 토대로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고 이를 습관 형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불리한 점은 무조건 고쳐야한다'가 아니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을 택하는 셈이다. 슈퍼맨을 만들려고 작정한 여타의 자기계발서와의 차이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단점을 지적하자면 앞에서 언급한 내용이 뒤에서 다시 풀이되고 또 반복되는 설명 방식이라 콤팩트한 설명을 선호하는 독자들에게는 장벽이 있을 수 있겠다. 이외에는 딱히 아쉬운 부분은 없었다. 


습관 형성을 위한 정리를 위해서라도 적어도 한 번은 더 읽을 필요가 있겠다. 작가가 제시한 습관 형성의 도구들을 알아보기 쉬운 도표로 정리해두면 언제든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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