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권리가 없는 나라 - 왜 한국 주식시장은 공정과 상식이 작동하지 않는가
박영옥.김규식 지음 / 센시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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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옥 대표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5년 주식 투자를 시작했을 때 입니다.

그분의 철학처럼 농사 짓는 농부의 마음으로 저평가 주식을 미리 사두고 오랫동안 키워서,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바람직한 가치투자 주주의 모습을 그렸던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처음 입문할 때 참고했던, 존리, 강방천, 박영옥, 좋은 습관, 남산 주성등 기라성 같은 가치투자자들 중에 유독 박영옥 대표님은 직접 주주의 권리를 위해 많이 싸우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행동주의 펀드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에 새로 책을 내셨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제목부터 주주 권리가 없는 나라라는 그 분의 그간 행적에 맞춘 공격적인 제목을 가진 책을 발간하셨습니다.

과연 어떻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주식의 저평가) 현상을 없앨 수 있을까요?

첫인상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해 개미들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이 유독 인상 깊은 표지입니다.

주요 내용

박영옥 대표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가치투자자 분들의 주장은 한결 같습니다. 저도 이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구요. 기업의 성과가 주주에게 온전히 돌아가고 일반 개미들(=국민들)이 소득의 일정 부분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한국의 기형적인 부동산 의존도도 낮추면서) 주식 시장이 커지고 해외 투자도 많이 받고 다시 기업의 성과가 좋아지고... 와 같은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거죠.

박영옥 대표님의 경우 2대, 3대 주주인 회사가 많은데 계속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회사 대주주와 일이 잘 마무리 되어 주가가 올라가면 좋을텐데요.



결국은 고질적인 한국 기업의 가업 승계 이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상속세가 비싸니 주가가 낮아지길 바라는 거라는 분들도 계시지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같아요. 가업 승계 보다는 전문 경영인을 내세우고 오너들은 뒤로 빠져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또한 알짜 사업부 물적분할 이후 상장으로 원래 지배회사의 주주였던 개미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LG 엔솔이 이렇게 상장했었고, SK온은 지금 여론에 부딪혀 저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죠.

물론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건 모두가 이해하고 있지만 물적 분할 이후 상장이 자금을 끌어오는 것 이외에도 모회사의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함인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가액 산정에도 많은 이슈가 있었습니다. 물론 시장에서 정한 가격에 맞춰 합병 비율을 정하는게 당연하다는 논리가 있고, 그래도 자산가치를 어느정도 인정하여 합병비율을 산정하는게 더 좋다는 논리도 있습니다. 상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제일 많이 반대했던 엘리엇에 얼마전 삼성이 700억 가까이 배상금을 지급했다는 기사를 보니 조금 씁슬하더라구요.

[단독] 삼성, 엘리엇과 ‘비밀합의’…지난해 724억 지급했다 (hani.co.kr)



SK온의 사례와 같이 주요 계열사를 분리하여 상장하는 경우가 한국 증시에서는 비일비재합니다. 비단 카카오 뿐만 아니죠. 미국에 비교했을 때 아마존이 프라임 비디오를 따로 상장한다든지, AWS 사업부만 따로 상장한다든지 등의 일은 일어나질 않는 것에 비교하면... 억울하면 미장 투자하라는 이야기가..


결국 이 모든 것이 한국증시와 미국증시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이건 향후 IPO를 하는 한국기업들이 겪게 되는 불편함이라고 강조합니다. 쿠팡이 유치한 자금에 비하면 현재 이마트, 롯데홈쇼핑의 시가총액은 정말....



너무 단순화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국민연금의 고갈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운용수익률 극대화를 꼽으십니다. 물론 그에 따라 국민연금이 투자하고 있는 국내주식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최대한 활용하여 주가를 올리는 방향으로 경영참여를 해야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요. 저출산이고 뭐고 운용수익률이 높아서 기금 고갈만 막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알짜배기 회사의 자진 상장폐지를 유도하고 그 현금을 활용하여 투자금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회수하고 이익까지 내고 나가는 사례가 소개되었는데 안타까웠습니다. 공개매수가의 1.5배 정도인데, 저정도면 배당소득세를 제하고도 상당히 많은 양의 현금을 챙길 수 있었을거에요. 기업의 그동안 쌓아온 업적과 근로자들을 모두 배신한 PE의 잔인한 exit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무리

모든 일에는 장단이 있습니다. 실제로 몇몇 소송을 진행하고 계시는 박영옥 대표님의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책을 통해서 상속세를 제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제대로 된 면목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주식 투자 상식으로도 중요한 많은 개념들이 등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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