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유감
이기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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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홍대입구역에 있는 Sally's guitar에 우연히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여수 공장에서 근무하다 아마 광복절 휴일에 맞춰서 서울 나들이를 온거였는데요.

입사한 동기와 오랜만에 만나서 회포를 풀다가 홍대 음악 클럽을 찾던 중 괜찮은 음악이 나와서 나도 모르게 들어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 만났던 인연이 장도리로 유명한 박순찬 작가님이셨는데요. 그 때 맺은 페이스북 인연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얼마전에 경향신문에서 퇴사하시고 개인 블로그에 좀 더 강력한 만평을 올리고 계십니다.

이 장면이 생각나서 한창을 웃었네요.

이번에 읽은 책은 이 명장면을 직접 취재하고 공개하신 이기주 기자님의 기자유감 이라는 책입니다.

처음에 뉴스를 봤을 때 설마설마 했습니다. 아무리 대통령이 싫어도 저런 어그로를 끄나 싶었거든요. 진실은 비록 저너머에...

이기주 기자님은 MB맨으로 유명한 김재철 MBC 사장 재임 당시에 파업한 인원들을 대체하기 위해 뽑은 MBC기자 출신입니다. 본문에도 나오지만, 첩의 자식이니 어쩌니 안에서도 아직까지 차별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첫인상




이기주 기자님의 얼굴과 함께 대통령 출근길에 언론과 가지는 인터뷰라는 의미의 도어스태핑에서 있었던 약간의 설전, 그리고 유명한 최경영 기자님 (지금은 은퇴하신) 의 추천사가 있습니다.

주요 내용

이 책은 시간순으로 사건들을 나열한 방식이 아닌 에세이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 사건의 앞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과 함께 기자님의 생각(이나 입장)을 작성한 책이에요. 읽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고, 다만 그 당시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언론에 따로 연락해서 보도 지침을 내려준 사건은 유명합니다. 물론 대통령실의 입장'만' 순수하게 전달한것이다 라고 변호할 수 있겠지만... 언론통제 점수가 그 10년 사이에 많이 떨어졌다는건 조금 수치스러운 일이죠.



광고에서 자유로운 언론이 있을까 싶지만, 저렇게 접대가 아직도 있다는 사실이 조금 놀라웠습니다.



앞부분에서 말씀드린 내용인데요, 물론 자기들이 파업하고 있는 사이에 그 자리를 메꾸겠다고 들어온 사람들이 곱게 보일리는 없겠지만... 빨리 정리할건 정리하고 연대하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풀러라고 기자들을 대표해서 취재를 가는 기자인데, 바이든 날리면 사태를 TV조선 풀러가 아니라 오히려 나중에 이기주 기자님이 찾아내었다고 하니 아이러니하네요.




전국민을 국어 듣기 평가에 집중시켰던 바이든 날리면 사태에서 기자들의 우디르급 태세전환이 조금 서글펐습니다. 공식석상에서 평소 언행을 조금 조심했어야 하지 않았나 안타깝기도 하고요.



본인은 중도라고 하시는 분들을 보면 한 번 쯤 보여드리고 싶은 글귀이긴한데요. 한 쪽편을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달하는게 제일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처음의 도입 취지는 좋았고 분위기도 괜찮았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대통령 측근에 대한 의혹들이 나오게 되면 불편해질 수 밖에 없겠죠. 선거에서 난무하는 네거티브는 조금 접어두고, 앞으로는 정책 위주의 취재가 되면 어떨까 싶어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극할 수 없으니 변하긴 힘들지 않을까요?



슬리퍼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여시는 작가님. 저도 회사에서 자율 복장에 무려 지압 슬리퍼를 신고 다녀서 크게 거부감이 없긴한데.. 아직도 변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창 논란을 일으켰던 간장 두 종지 칼럼에 대한 생각도 옅볼 수 있었습니다. 이걸 쓴 사람이나 이걸 허가해준 데스크나 뭐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만... 앞으로 여론의 주도권이 점점 더 신문/방송에서 인터넷 매체로 옮겨가지 않을까 싶어요. 종이 신문 특유의 냄새를 맡아본게 언젠지 기억도 안나니...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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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취재했던 한학수 PD님의 인터뷰 집에서도 잠깐 봤던 내용인데요, 황우석 지지자들에게 꼬투리 잡히지 않기 위해서 오히려 예전보다 훨씬 행동을 조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기자가 여론을 조장할 수 있는 힘이 있는 만큼, 스스로 윤리 의식도 높게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짓습니다.

어느새 기레기 라는 단어가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이렇게 일침을 놓는 기자님의 글도 이상호 기자님 이후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난 뒤 주관적인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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