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나라, 가난한 세계 -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떻게 고쳐 나갈까? 10대를 위한 세상 제대로 알기 1
구정은.이지선 지음 / 북카라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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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세계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가판대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내용을 주의 깊게 살펴보진 않았지만 아프리카 어린이로 보이는 아이가 굶주려 보이는 모습이 마음 아팠어요.

예전에 본 글 중에 하나인데 (아마 1차 대전 직후의 독일) 상점이고 주변에 먹을 게 저렇게 많은데 왜 내 건 없느냐고 투덜거리는 아이의 대사였죠.

유명한 경제학자인 장하준 교수님의 경우에는 신자유주의 무역 체계가 자리 잡히면서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개발 도상국에 물리는 탄소 국경세 같은 게 그런 의도로 해석될 수 있겠죠? (사다리 걷어차기)

우리가 자선단체에 매주 혹은 매달 기부하는 금액이 있을 테고, 국가 차원에서도 많은 구호를 보내는 것 같은데 왜 아직도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걸까요? 단순히 경제 구조나 척박한 환경의 문제일까요?

지난번에 소개 드린 SDG에 대한 내용도 그렇지만,

쉽고 간결하게 핵심을 전하기 위한 책들은 어린이 용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 들인 것 같아요.

과연 어떤 이유로 양극화가 계속 심해지는 걸까요?

첫인상




타깃층이 명확해 보이는 디자인입니다. (물론 저런 디자인의 책이 모두 청년층을 겨냥한 건 아니지만요) 전 세계 여러 사례를 분석하면서 어떻게 결론에 다다를지 기대됩니다. 과연 기울어진 운동장이 왜 생겼으며 그걸 '고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들이 연구되었을까요?

주요 내용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해 주면서 왜 그런 사례들이 발생했는지, 각 대응 방안이 어땠는지, 그에 따른 효과는 어떻게 나타났는지 논리정연하게 안내되어 있어요.



책의 처음에 소개되는 식량 불균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쪽에서는 저 같은 사람은 다이어트를 위해서 일부러 굶고 먹는 양을 줄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식량도 모자라다는 게 아이러니합니다. 코로나19나 러-우 전쟁 같은 대외적인 이슈도 있겠지만 과연 어떤 핵심 사유가 있을까요?



결국 핵심은 제국주의 시절부터 이어져온 시작 지점이 다른 불평등이 주요 원인이 아닌가 싶어요. 국내의 노동력은 해외 노예로 팔려나가고, 국내 천연자원과 같은 가치 있는 원자재들은 독립하기 이전까지 계속 착취를 당했으니까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식민지 근대화론 같은 쓰레기 같은 학설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결국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자본주의를 받아들여서 근대화를 이룬 국가들이 있으니 식민 지배를 추앙하는 그런 이론에 비해 사실은 전혀 다르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나 중동 국가들의 고질적인 내전 문제도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점점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는 한국에서 이만한 발전을 이뤘다는 건 환경의 영향만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복합적인 문제라 단정 지어서 말하긴 힘들지만), 내전, 종교 갈등, 열악한 기후 등과 같은 요인들이 불평등을 야기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소개 드린 ESG 관련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었던 부분인데요, 선진 국가들은 여태껏 기후 위기와 상관없이 발전해 왔는데 갑자기 개발도상국에 탄소세를 물린다는 게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기후 협약을 탈퇴해버렸죠.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가입했지만)



이러한 내전들을 없애기 위해서 "World Police America"라고 불리는 초강대국 미국이나 EU가 참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베트남전에서도 본 것처럼 결과가 늘 좋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아프간을 대책 없이 철수한 부분도, 이라크전과 같은 UN이 반대하는데 밀어붙이는 전쟁을 보더라도요.



우리가 후원한 돈은 과연 어디로 갈까? 늘 궁금했던 부분인데 (물론 개인의 횡령이나 일탈을 제외하더라도) 기업 차원에서 후원한 부분은 대부분 기업의 제품으로 탈바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기업에서 주력으로 내세우는 제품이 그들에게 필요한 물품일까?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이 되어요. 물론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제품을 무상 (혹은 저렴하게) 베푼다는 점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생각이 듭니다만...

에이즈나 다른 질병이 많은 나라에 백신을 뿌리는 것과 깨끗한 물을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 중 어떤 게 우선순위냐고 한다면 당연히 인프라가 우선이겠죠.



일대 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국이 붙어있는 다른 대륙들에 인프라 시설을 많이 공급하고 돈도 빌려주지만 결국 그 부메랑이 그 나라 예산의 14% 가까이 부담을 준다면, 오히려 또 다른 이름의 제국주의가 아닐까 싶어요.

마무리

결국 개인이나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단체에서 수행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탄소 절감을 위한 노력처럼 전 국가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살을 멈출 수 있는 의사는 없다.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도주의자도 없다. 이것은 인도주의적 의무가 아니라 정치적 책임

이라고 말한 국경 없는 의사회의 국제회장님의 발언이 마음에 와닿네요.


이 책에서 제공된 사례나 수치들은 간략화되어 있긴 하지만 찾고 풀어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이 책 곳곳에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읽기에도 편했고요. 평소에 세계 기근에 관심이 많으셨던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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