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착각 - 몸과 마음에 대한 통념을 부수는 에이징 심리학
베카 레비 지음, 김효정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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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년 전쯤 설날에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였는데, 제가 그전에 제대한 걸 알고 겸사겸사 연락을 했던 거 같아요. 이런저런 소식을 나누다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이

"야 이제 우리도 23살이야. 많이 늙어서 이제 시간이 없어. 빨리 자리 잡고 공부해야지"

가만 생각해 보니 예전부터 주변에서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거 같아요.

많이 늦었다. 젊었을 때 1년은 나중에 10년이랑 같다. 젊을 때일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등등

아마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면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할까요? (안 그랬으면 좋겠지만...)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저는 대중교통을 타면 머리가 흰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다들 검은색으로 염색을 하고, 젊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하세요. 노약자석에 앉아계신 분들이요.

한 극단에 있던 친구가 했던 이야기도 생각나네요.

"다들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하는 건 싫어하고, 젊은 사람 역할을 좋아한다"라는 뉘앙스였어요.

늙는다는 생각이 사람을 늙게 만드는 걸까요 아니면 늙었다고 자각하는 특별한 순간이 있어서 스스로가 늙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행복 수명이 법으로 정해놓은 첫 번째 직장의 정년과 비슷하다는 점은 저만 바라보는 착각일까요?

이 모든 착각을 극복하는데 긍정적 연령 인식이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주장을 하는 신기한 책을 찾아 읽어봤습니다.

첫인상




인생을 두 번 사는 게 아니니 이런 경험이 모두들 처음이겠죠? 스타트업 신화에 모두들 젊었을 때 큰 부와 성과를 거머쥐고 누구나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처럼 살 수 있는 삶을 꿈꾸지만, 실상 성공한 사람들은 50대 이후에 부를 이뤘다는 사실도 놀라웠습니다.

오히려 노년이라고 모든 걸 포기하지 말고 노년에 할 수 있는 일들을 더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주요 내용

왜 노년에 대한 부정적 연령 인식이 생겼는지에 대한 사회적인 원인 분석으로 시작합니다. 노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부터 왜 그런 이미지가 우리에게 박히게 되었는지 원인 분석을 보여줘요. 한국의 경우 1호선 빌런 하면 검색되는 이미지들+시위대에 있는 모습이 저는 노인에 대한 가장 강한 (부정적인) 선입견입니다만...



지겹다 싶을 정도로 노년에 젊은 사람 못지않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례가 나옵니다. 건강부터 일하는 능력까지 젊은 시절에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죠.

정말 노인에 대한 편견만 있는 것인지, 이런 노인들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걸까요?



문화적인 산물이긴 한 것 같다가, 주변을 둘러보면 또 다른 사람이 보이고 하는 게 (물론 제가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만 보일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젊은 세대를 위한 멋진 노인분들도 많이 계시죠. 자극적이지 않아서 잘 부각이 안될 뿐...



생체 실험의 결과도 덧붙입니다. 연령 의식에 따라 코르티솔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걸 30년간이나 추적을 했다는 건데요. 검사의 신빙성 여부를 떠나서, 몸이 노화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마음은 젊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긴 한데, 요즘 지하철 무임승차에 대한 논의가 뜨겁죠. 공공재를 활용하면서 부담을 나누자는 이야기에 저렇게까지 반발할 줄은 몰랐습니다.

여행, 휴양, 개인생활용품에 더 많은 돈을 쓴다고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인 예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통계라든지요. 제가 보는 노년층은 세대가 변해서 그렇다곤 하지만 6.25 전쟁을 거치면서 먹는 거 버리는 걸 굉장히 아까워하는, 푼돈을 아끼는 세대로 대변되거든요. 결국 대중교통 요금이 올라간 대부분은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정년에 다다르지 않은 세대가 지불하게 되었죠.



어린 시절 명작을 만들었다가 노년에 더 완성 시키고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

라는 명언을 남긴 미켈란젤로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신동으로 알았던 분들 중 노년에 더 꽃피우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 소개 드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젊은 선수들에 대한 예의라고 하셨던 조훈현 프로의 에세이도 그렇고요.

마무리

여태껏 몸과 마음은 떨어질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몸이 안 좋으면 마음도 나빠지고 마음을 나쁘게 먹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거나) 몸이 약해지고, 이렇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거죠. 이번 책을 읽으면서 긍정적인 연령 효과가 얼마나 많이 나의 노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말로만 젊게 산다 보다 실제 나이 따윈 중요하지 않다고 마음먹고 살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ABC 요령을 통해서 긍정적인 연령 의식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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