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니키 얼릭 지음, 정지현 옮김 / 생각정거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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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기억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요약을 해드리자면,

만22세가 넘는 전세계 성인들에게 어느날 상자가 배달되고 상자 안에는 남은 수명을 알려주는 끈이 들어 있습니다. 어떻게 배달되었는지, 왜 배달되었는지는 소설의 마지막까지 나타나지 않습니다. 각 국가 별로 대응 방식도 모두 다르고 사람마다 환경에 따라 모두가 제각각 반응을 보이죠. 긴 끈을 가진 사람은 남은 여생을 평안히 보내는 반면에 짧은 끈을 가진 사람은 정말 시한부 인생처럼 살아갑니다.

이 소설은 선택해서 수명을 알게된 사람들 사이에 생기는 갈등과 상처, 그리고 힐링에 대한 이야기에요. 과연 어떤 일이 있는지, 어떤 장면이 제 머릿속에 깊이 남았는지 함께 보시죠.

주요 내용

소설의 초반부는 끈의 의미를 알게된 사람들이 패닉에 빠진 모습이 주로 묘사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이런 패닉이 쉽게 가라앉진 않아요)



꽤나 현실적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저라도 짧은 끈을 가지고 있다면 당장 병원부터 가서 어떤 병이 숨어있는건지 확인할 것 같아요. 다만 병원에서 업무 과다로 인해 치료나 검사를 거부한다는 점은 비인간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편안한 방법이라고 생각도 들더라구요. 상자가 온다면 정부에서 상자를 한꺼번에 걷어서 보관/폐기를 하는건 어떨까? 했는데, (하필이면) 북한에서 그렇게 하는 걸로 묘사가 되어 조금 불편했습니다. 미국인의 시각으로는 아직까지 북한과 중국은 많이 폐쇄된 국가의 대명사 같아요.



과연 끈이 긴 사람들이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걸까요? 아니면 능력있는 의사를 만날 운명이라고 되어있어 끈이 긴걸까요? 저는 후자가 맞는거 같은데 작품에 나오는 행크라는 의사는 반대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본인의 끈이 짧기 때문에 그런거겠죠.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끈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는 이니셔티브가 발동되면서부터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합니다.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군인, 관리직에 오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수명이 긴 사람이 되는게 맞다 생각했다가, 아예 선택의 기회조차 없다는 게 민주주의에 반한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지워버렸죠.

재임중에 사망한 미국 대통령이 저렇게 많았는데, 조 바이든이나 맥케인등 정치인들이 나이로 공세를 받았던 것이 생각나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벤의 이야기도 가슴 아팠어요. 시한부 인생을 가진 사람과의 만남을 그린 다양한 매체들이 있는데,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해야할까요?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저렇게 떠나버린다는게 현실에 맞는 선택이라는 생각도 들다가, 저렇게 매정하게 버린다는 게 좀 그간의 세월을 우습게 보는 것 같아 원망도 되었어요.

마무리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서 최대한 내용 보다는 글귀 위주의 서평 (독후감) 이었습니다.

과연 긴 끈을 가진 사람은 아무런 상처도 없이 무병장수하는 것이고, 짧은 끈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때가되면 죽는 걸까요?

긴 끈을 가진 사람과 짧은 끈을 가진 사람의 연대는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자신의 선택으로 상자를 열어보지 않는 사람들이 앞으로 늘어날까요?

작품의 주인공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속시원하진 않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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