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역사가 역사를 만날 때
임라원 지음 / 모길비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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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개에도 쓰여있는 것 처럼 전공이 다양합니다. 화학공학이 주 전공이고 부전공은 생화학, 화학, 그리고 역사학이죠. 사연을 말하자면 길지만... 중국의 무협지 삼국지를 시작으로 여러 재밌는 판타지 소설, 무협지를 읽다보니 건너 건너 지금의 저까지 온 것 같아요.

단순하게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하는게 재밌어서 시작한 것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소설 "은하영웅전설"의 주인공인 "양 웬리"가 사관학교에서도 역사학을 전공하려고 했던 것도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요. 그 분의 냉소적인 모습까지 닮으면 안되는데 ㅎㅎ

물론 미국에서 역사 공부를 한다는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단어가 제일....

한국어로도 모르는 단어에 예를 들어 남미 역사를 배운다는거 자체가 챌린지였죠.

각설하고 역사학이라는 건 생각하시는 것처럼 무언가를 외워서 객관식 문제를 푸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각 사건에 대해 Thesis (주제)를 잡고 Support (근거)를 제시하면서 나의 주장이나 사실 관계에 대해 증명하는 페이퍼 형식이 더 많았던 거로 기억해요. 아마 국내에서 역사 전공하신 분들도 비슷한 과정을 걸어오셨겠지만요.

역사라는게 하나의 큰 사건을 말하는걸수도 있겠지만, 한 개인이 살아온 인생으로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위인이 아니라 당신 개인이더라두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책의 제목이 무척이나 감명깊었어요. 물론 처음에는 자서전을 쓰는 가이드북인가 싶었지만, 주요 내용은 뒤에서 살펴 보기로 하고...

책의 첫인상




7가지 역사적 사건을 다루면서 저자는 과연 어떤 철학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책을 읽고 다시 보니까 왠지 저 하얀 점들이 점자처럼 보이네요. 존재만으로 고마운 역사님 늘 희망을 안고 행복하라는 정말 따뜻한 문구와 함께 책을 펴보았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

7개의 챕터는 각 인물들의 간략한 소개와 그 인물들이 어떻게 위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어떤 역경과 고난을 거치며 살아왔는지 서술되어있습니다. 또한 중간 중간에 저자가 나에게 하는 이야기도 한줄씩 담겨져 있구요.



피아노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친구에게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려주었지만 보기좋게 "까인" 차이코프스키는 좌절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게 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지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믿고 끝까지 기다린다면 언젠가 꿈은 이루어진다는 점이죠. 물론 자영업자들이 아무것도 안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던 장사의신 은현장님의 말씀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기다리면 안되겠지만요.



요즘 심리 상담실에 가는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발췌했습니다. 스스로가 답을 정해놓고 다른 사람에게 물어본다는게 "답정너" 라는 밈으로 많이 떠돌고 있죠.

히틀러라는 사람을 만나 배우 인생이 누구보다 잘 풀릴줄 기대했던 레니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영화 홍보를 위해 다른 나라로 가야할지, 이번이 아니면 언제 만날지 모르는 나치의 총통 히틀러를 만나야 하는건지.

순간의 선택으로 레니는 나치의 선동자로 내몰리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레니의 그 당시 작품은 정말 예술성이 높은 작품들이 많다고 합니다.



시각 장애인을 만든 브라유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사고를 당해서 한쪽 눈을 잃어버린 브라유가 원래는 군인들의 암호문으로 만들어진 점자를 활용해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소통 방식을 만들었다는 점이요.

또한 작가님의 낭독 봉사와 더불어 어떻게 시각장애인과 소통해야 하는지 나온 장면도 새로웠습니다.

저는 성격이 급한 편이라서 대충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각 장애인들에게는 하나하나 세세하게 설명을 해야한다는 점과 심지어 낭독 조차 세밀하게 해줘야 한다는 점이죠.



정말 꺼내기 어려운 말이고, 논란의 여지가 많은 말인데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말을 하면서 삶의 고통을 젊은 사람에게 오롯이 받아야 한다는 관점은 저는 많이 비판하는 편입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더 자세히 쓰겠지만)

이 책에서 소개된 강우규 의사님 같은 "청년을 진실한 마음으로 보호해주고 사랑해주는 좋은 어른" 들은 도전하고 아프지 않은 세상을 먼저 만드는게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총평

책의 마지막은 탈무드에서 나온 말을 인용하면서 마무리 됩니다.

한사람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과 인류를 구하는 일이다.

이 밖에도 쿠바에서 있었던 카스트로의 반미 투쟁,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일어난 아프르트헤이트, 6.25 때 있었던 흥남 철수 작전 등 다양한 역사적인 사건이 소개되어있고 그에 대한 뜻 깊은 인생의 교훈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너무 무겁지 않은 역사책을 한 권 읽은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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