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인 구달에 대한 일화는 침팬지 연구를 위해 동거했다는 사실이 전부입니다. 환경운동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죠.
이번 서평단에 선정이 되면서 한 번 어떤 분인가 찾아봤는데, 정말 많은 업적을 이루신 분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젊은 시절 주먹구구로 침팬지를 만나러 갔던일로부터 인간 이외의 동물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걸 밝힌 연구 실적도 놀라웠구요. 지금까지 계속해서 환경운동가로서 살아왔다는게 대단합니다.
책의 첫인상
이제 90세에 가까워진 제인구달의 얼굴이 첫 표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왜 하필이면 핑크색을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원색에 좀 예민해서요) 실제 책은 저렇게 밝은 핑크까진 아닙니다. 앞서 소개드린 책에서는 인생은 고통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희망은 생존의 본질이니 끝까지 가지고 가야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일까 궁금하네요.
책의 주요 내용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다만 문답 형식이 아니라 소설을 읽는 것 같아 중간중간 배경이나 나레이션 설명이 되어있어요. 편하게 제인구달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많습니다. 어둠이 아무리 깊어도 우리의 행동은 빛을 만들어 낸다는 게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가 아닌가 싶어요.
환경 운동가 하면 무조건 한쪽으로 쏠려있다는 인식이 강한데, 제인 구달의 경우 하나만 진실이라고 생각하진 않는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인간의 행동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 누구보다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물론 그동안 해왔던 인간의 악행?에 대해서 강한 비판을 나타내지만,
자신에게 해가 될 수 있음에도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이타주의적 감성은 모든 동물 중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성선설, 성악설에 대한 질문에도 확실한 건 없다며 절반씩 보인다고 이야기합니다.
Radical (극단적인) 하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제가 선입견을 너무 가지고 있었나 싶어요.
요즘 즐겨 보는 악귀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거기에서 나온 민속 신앙에 대한 이야기도 비과학적이라고 많이 비판을 받는데요. 나무들끼리 저렇게 통신한다는 이야기는 (물론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작성하다보니 저렇게 표현했겠지만) 실제로 가능한지 잘 모르겠어요. 나무는 절연체라는 생각에.... ㅎㅎ
가끔 이런글을 보면 저도 그렇고 오해를 조금씩 합니다. 2차세계 대전에 일본군이 학살한 민간인 숫자가 홀로코스트 때 희생당한 유대인에 비하면 결코 적지 않을텐데, 과연 나가사키 폭격에 희생당한 분들만 추모하는 것 처럼 (자칫) 보일 염려가 있으니까요.
아마 제인구달과 같은 사람들이 보기엔 모두 다 희생당한, 추모해야하는 분들이겠죠.
그동안 환경운동을 하면서 제인구달이 느꼈던 여러 감정들이 잘 공감되는데요. 목숨을 걸고 막은 곳이 다시 황폐화 될때를 기억하기 보다는 환경보호 운동을 통해 막은 것들에 좀 더 가치를 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총평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며 인류의 재앙이 될 수 있는 환경 파괴 운동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제인구들의 일대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작은 침팬지 연구로 했지만 결국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공존하기 위해서 제인구달의 이야기를 좀 더 귀 기울여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